청소년기후행동·마켓포시스 등 환경단체, '현대건설 탈석탄' 촉구
청소년기후행동·마켓포시스 등 환경단체, '현대건설 탈석탄' 촉구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7.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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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현대차와 현대건설을 비판하는 전면광고가 게재됐다. 사진=기후솔루션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현대차와 현대건설을 비판하는 전면광고가 게재됐다. 사진=기후솔루션

현대건설이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의 비판에 대해 국내·외 석탄 관련 투자, 시공 사업에 있어 신규 사업 참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베트남 석탄발전사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지속가능경영 4대 부문 목표와 12대 세부 추진전략이 담긴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된 ‘탈(脫)석탄 선언 이해관계자 서신’이 수록됐다. 현대건설은 해당 서신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공사·입찰·계약 종료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기존 석탄 발전소 시공 사업을 종료하고, 향후 국내외 석탄 관련 투자, 시공 사업에 있어 신규 사업 참여를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등 국내 환경단체들과 호주·일본 등의 시민단체들은 지난 19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및 관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베트남 꽝짝1 석탄화력발전사업 참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23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탈석탄 선언을 수록한 것은 이들의 요청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다만 현대건설이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베트남 석탄발전소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건설은 보고서 발간 하루 전인 22일 환경단체들에게 답변을 보내 베트남 꽝짝1 석탄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앞서 전달한 서신에서 “1200MW 규모의 꽝짝1 발전소가 30년간 가동될 경우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베트남의 현지 대기환경기준은 우리나라보다 10~20배 수준의 오염물질 배출을 허용하고 있어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및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환경피해는 극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이번 사업의 고객(발주처)인 베트남전력공사(EVN)에서는 국제적인 환경 이슈를 감안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최초로 국제·현지 환경 기준치보다 더욱 강화된 초초임계압(USC) 발전 기술을 입찰 조건으로 반영해 발주를 진행했다”며 “추가적인 환경영향 저감을 위해 황산화물 저감을 위한 FGD(배연탈황설비) 및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SCR(선택적 환원촉매장치) 추가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초임계압 기술은 터빈에 유입되는 증기의 압력과 온도를 기존보다 높여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발전 효율이 높아질수록 적은 연료를 사용해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초초임계압 기술을 적용할 경우 꽝짝1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먼지 40mg/Nm3, 질소산화물(NOx) 200mg/Nm3, 황산화물(SOx) 200mg/Nm3으로 세계은행 및 베트남 대기배출기준치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이어 “이번 사업과 관련한 현지 주민 이주 계획 및 보상은 발주처 소관으로 EPC 시공자와 별도 의견 교환이 이루어진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질의에 대한 협조 차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전반적인 토지 수용 보상 및 이주민에 대한 보상은 완료(704가구 중 696가구, 8가구 협의 진행 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남은 미이주 가구 8개에 대해서도 “이번 사업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이 23일 공개한 탈석탄 선언서.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23일 공개한 탈석탄 선언 이해관계자 서신. 자료=현대건설

◇ 환경단체, "현대건설이 발표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 과장돼'"

현대건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현재 추진 중인 석탄발전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현대건설이 강조한 초초임계압 기술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19일 발송한 서한에서 “‘초초임계압 기술을 적용한 석탄화력발전소라 할지라도 실제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는 5-10%에 불과하여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이러한 이유로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금융지원을 허용했던 2015년 OECD 가이드라인은 현재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초초임계압 석탄발전소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계수는 740~800gCO2/kWh, 연료소비량은 320~340g/kWh으로 초임계압(800~880gCO2/kWh, 340~380g/kWh)에 비해 배출량은 8~10%, 연료소비량은 6~11% 적은 수준이다. 기존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1.6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해외에서도 현대건설의 베트남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호주 환경단체 마켓포시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현대는 기후를 고려해 전기차를 만든다면서 동시에 석탄발전소도 짓고 있다”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중단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IONIQ)을 비꼰 ‘IRONIC’(모순적)이라는 문구와 함께, 석탄발전소에서 전기를 충전하는 전기차의 사진이 실려 있다.

마켓포시스는 “현대가 더러운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내세울 수는 없다”며 “현대차와 현대건설은 기후를 고려한 결정을 내리고 석탄발전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소년기후행동 윤현정 활동가 또한 “석탄발전은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국가 간 신뢰를 깨버릴 수 없다는 말 한마디로 정당화할 수 없는 성격의 사업”이라며 “올 여름만 해도 기후 재난으로 전 세계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지 않나. 이번 결정으로 현대건설은 사람들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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