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대법원 백신접종 취소판결" 가짜뉴스 출처는?
"미연방대법원 백신접종 취소판결" 가짜뉴스 출처는?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8.06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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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블로그 및 SNS를 통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보편적 백신접종을 취소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지난달 말부터 블로그 및 SNS를 통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보편적 백신접종을 취소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백신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가짜뉴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언론매체를 위장한 해외 가짜뉴스 사이트의 음모론이 국내 SNS나 블로그를 통해 전파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말부터 포털사이트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보편적 백신접종’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확산되고 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상원의원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및 대형 제약회사들이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결국 연방대법원이 보편적 백신접종 의무를 폐지했다는 것이다. 

국내에 확산된 이 가짜뉴스의 출처는 ‘AMG-NEWS’라는 웹사이트다. 실제 해당 소식을 전한 블로그나 SNS들은 공통적으로 AMG뉴스의 웹사이트 주소를 안내하거나 AMG뉴스에 올라온 사진을 첨부하고 있다. 

하지만 AMG뉴스에서 시작된 미 연방대법원의 백신 의무 접종 취소 소식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우선 미국 연방정부는 보편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권한이 없다. 미국에서 주민들의 백신 의무 접종을 결정할 권한은 주 정부에 있는데, 실제 50개 주 모두 공립학교에 다니는 아동에게 특정 백신 접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장애 등 의료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하며, 일부 주에서는 종교나 신념 등의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접종을 의무화한 주 정부는 아직까지는 없다. 오히려 의료정책 분석기구인 NASHP(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에 따르면 앨라배마, 애리조나 등 15개 주에서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곳은 뉴욕시로 지난 3일(현지시간)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지 않으면 식당·헬스장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가짜뉴스는 뉴욕시가 해당 조치를 시행하기 전부터 확산됐다. 애초에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적이 없는데 연방대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 연방대법원 보편적 백신 접종 취소 판결' 가짜뉴스의 출처는 음모론 웹사이트인 'AMG-NEWS'였다. 사진=AMG-NEWS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연방대법원 보편적 백신 접종 취소 판결' 가짜뉴스의 출처는 음모론 웹사이트인 'AMG-NEWS'였다. 사진=AMG-NEWS 홈페이지 갈무리

게다가 AMG뉴스에서 소송을 제기한 인물로 거론된 ‘로버트 F 케네니 주니어 상원의원’은 사실 의원이 아니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의 아들로, 환경변호사로서 NRDC(천연 자원 보호 위원회)의 선임변호사 및 페이스대학 로스쿨 겸임교수 등으로 재직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백신 반대 운동가로 활약하며 음모론을 펼쳐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경력 동안 의원으로 선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번 가짜뉴스의 출처인 AMG뉴스의 신뢰성도 문제다. 실제 웹사이트를 둘러보면 일반적인 언론처럼 경제, 정치, 오피니언 등의 카테고리도 있지만, ‘경제 붕괴’, ‘새로운 세계 질서’, ‘종말의 날’ 등 이해할 수 없는 카테고리도 함께 표시돼있다. 

게다가 기사 내용도 대부분 정치적 음모론을 다루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실 진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6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인 미셸 오바마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며 본명은 마이클 라본 로빈슨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연방대법원이 백신 의무 접종을 취소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에도 같은 내용의 가짜뉴스가 미국 내에서 SNS 등을 통해 확산된 적이 있는데, 당시 해당 가짜뉴스의 출처는 나이지리아 웹사이트인 ‘인스파이어러 라디오’(Inspirer Radio)였다.

당시 가짜뉴스를 검증한 미국 매체 'USA투데이'에 따르면, 해당 웹사이트 운영사의 CEO는 가짜뉴스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없으며, 가짜뉴스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웹사이트 상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또한 법원 기록을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 의무화와 관련된 판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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