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정부가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온라인 취업박람회 성과를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뉴스로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청년인턴들 사이에서 질 낮은 단기 일자리로 지적받았던 만큼 정규직 연계가 절실했지만, 정작 정부는 청년인턴들의 동향에 무관심했던 셈이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은 어떤 일자리?

공공데이터란 공공기관이 민간에 개방하는 데이터를 일컫는다. 개인이나 기업은 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고, 영리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모아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은 이 같은 공공데이터 구축을 위해 전국 공공기관에 투입되는 청년들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판 디지털뉴딜의 일환으로 ‘데이터댐’을 쌓아 올려, IT기업들이 사업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확대 및 추진해 오고 있다.

청년인턴으로 선발된 청년들은 업무 교육을 듣고 ▲공공데이터 개방 ▲DB 품질 진단 ▲데이터 수집·구축 등 업무를 수행한다. 스프레드시트 사용법만 알면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 난이도가 낮아, 청년인턴들 사이에서는 ‘질 낮은 단기 일자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공데이터 취업박람회는 지난 1월 행정안전부 주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관으로 열린 행사다. 참여기업들의 채용공고를 게시하는 포털사이트 방식이었다. 정부는 청년인턴 수료 뒤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 취업박람회 열어 놓고 성과 파악에는 뒷짐

행안부와 NIA는 <뉴스로드>가 정보공개청구한 취업박람회 고용 성과에 대해 “박람회 참여기업들의 청년인턴 채용 결과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18일 답했다. 청년인턴 사업을 통해 매년 수천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홍보하지만, 정규직 채용 기회인 취업박람회 운영은 기업들에게만 맡긴 채 방관했던 것이다. 이는 타 공공기관 주최 박람회에서 취업 상황 등 정보를 기록 및 공개하고, 차기 행사 기업수요 예측에 활용하는 사례와 대조적이다.

<뉴스로드>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청년인턴 수료자는 5232명이었다. 당초 모집 규모는 8440명이었지만, 교육이나 근무 중 이탈한 인원 등으로 계획보다 3000여 명 미달됐다.

표=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취업박람회에는 이 중 1553명이 나섰다. 박람회 첫날인 1월 4일 웹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는 145건이었다. 최종 참여기업은 171곳이었다.

문제는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직무와 채용공고간 연관성이다. 당시 ‘데이터’와 관련된 직무는 20건에 그쳐, 청년인턴들이 경력을 이어나갈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나머지는 ‘디자인’ ‘SNS 관리자’ ‘동영상 편집자’ 등 데이터와 무관한 일자리였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온라인 취업박람회 웹사이트에 게재됐던 채용공고 일부 발췌. SNS 관리자, 영업직 등 데이터 지식과 무관한 공고가 주를 이뤘다. / 사진=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온라인 취업박람회 웹사이트

특히 청년인턴 사업으로 처음 데이터 직무에 입문한 신입은 설자리가 더 좁았다. 데이터 직무 공고 20건 가운데 신입만 채용하는 기업은 2곳뿐이었다. 이 외에는 신입과 경력자 공통 또는 경력자만 모집했다.

지역별 일자리 불균형도 심했다. 공고의 85%(123건)는 근무지가 서울·경기·인천이었다. 대구·세종·강원·충남은 일자리가 ‘0건’이었다.

정부의 이 같은 취업박람회 운영 실태는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사업을 대규모로 운영하면서도, 정규직 일자리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올해부터는 사업 명칭을 청년인턴에서 ‘일경험 수련생’으로 변경한 만큼, 청년들이 경험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업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강화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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