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회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게더타운은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줌이나 제페토 대신 채택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게더타운은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지난해 4월 선보인 메타버스다.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신한은행 등 은행권을 비롯해 게임사 넥슨과 뷰티앱 화해, 해외에서는 옐프·앰플리튜드·체이널리시스 등이 가상 미팅룸이나 채용 설명회 공간으로 활용해 주목받았다.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트업들이 게더타운을 선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기업 및 외신들은 게더타운이 가진 타 메타버스와의 차별점으로 ‘화상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꼽는다.
화해의 사례는 게더타운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다. 화해는 지난달 5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게더타운을 활용하는 사내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화해에서는 개발팀의 게더타운 이용 빈도가 높은 편이다. 재택근무 중인 개발팀은 아침 9시30분 게더타운으로 출근해 당일 업무 계획, 주간 회고 등을 공유한다.
개발팀은 점심시간 뒤인 낮 1시15분에 다시 게더타운으로 모인다. 이들은 게더타운에 탑재된 테트리스 게임을 즐기며 휴식시간을 갖는다.
화해는 게더타운을 직원들간 면담이나 안부를 묻는 일상적인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자택에 있는 직원들에게 음식 배달주문 비용을 지원하고 게더타운에서 ‘랜선 회식’을 열기도 한다.
화해는 게더타운을 이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재택근무는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게더타운에서는 아바타끼리 마주치면 화상과 음성이 자동으로 연결돼 메신저보다 업무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 및 외신들의 관심도 따른다. 게더는 지난 3월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2600만 달러(한화 약 310억 원)를 유치한 바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게더타운을 두고 ‘원격근무의 미래’ ‘줌과 1990년대 비디오게임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표현했다.
기자가 게더타운을 체험했을 때도 비즈니스 미팅 목적이 뚜렷하고 이용방법을 배우기 쉽다는는 점이 눈에 띄었다. 로블록스와 제페토는 이용자 수 측면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성인들의 비즈니스 도구보다는 어린이 대상 게임 제작 플랫폼에 가깝다고 느꼈다.
게더타운은 1990년대 2D 탑뷰 방식의 게임이 연상되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조작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모든 공간을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특히 해외업체들의 이용이 활발하다는 점은 게더타운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파트너들이 타 메타버스보다 게더타운에 익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 화상회의 서비스 시장은 팀즈·줌·미트·웹엑스 4파전 양상이다. 비즈니스 용도의 메타버스 시장 역시 향후 서너 개로 압축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게더타운이 앞서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내 메타버스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한 소구점을 서둘러 찾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