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소개 자료. / 사진=구글플레이

[뉴스로드] 국내 주요 모바일앱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과 앱에서의 접근성이란 장애인·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이 일반인과 차별없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생활필수품된 모바일앱, 장애인·고령자 배려 미흡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모바일앱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지난해 다운로드 건수가 많았던 안드로이드버전과 iOS버전 앱 각 150개씩, 총 300개를 대상으로 접근성을 조사한 자료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접근성 평균 점수는 69.2점으로 전년비 4.8점 낮았다. 최하점을 기록한 앱은 ‘배달의민족(iOS, 배달주문, 38.9점)’이었다. 다음은 ▲브랜디(iOS, 쇼핑, 43.8점) ▲디데이위젯(iOS, 생활, 43.8점) ▲배달의민족(안드로이드, 배달, 46.2점) ▲지그재그(안드로이드, 쇼핑, 47.2점) ▲유라이크(iOS, 생활, 48.7점) ▲쿠팡(iOS, 쇼핑, 49점) 순이었다.

쇼핑·생활·배달앱은 비교적 접근성 확보 노력이 미흡했다. 업종별로 보면 ▲쇼핑(59.8점) ▲생활·음식(62.1점) ▲엔터테인먼트(65.6점) ▲검색·포털(67.6점) ▲금융기관(75.1점) ▲커뮤니케이션(75.3점) ▲기타유틸리티(75.3점) ▲멤버십·마일리지(76.5점) 순이었다.

특히 접근성 진단항목 중 ‘보조기술과의 호환성’은 전년비 26.6%p 감소한 54.6%였다. 보조기술과의 호환성은 정보취약계층의 앱 사용을 돕는 기능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양정숙 의원은 “앱은 생활 필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장애인과 고령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해지고 있다”며 “배달, 쇼핑, SNS 등 생활과 밀접한 앱들은 정보취약계층이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앱 개발사, 사업 늘리는데 접근성 확보에는 뒷짐

사진=김윤진 기자
구글플레이가 접근성을 주제로 2019년 12월 11일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왼쪽)가 자사 접근성 확보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 사진=김윤진 기자

이번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그간 ‘접근성’을 강조해온 업체였던 만큼 아쉬움을 더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시각장애인들을 초빙해 모바일접근성 개선을 위한 의견을 듣는 행사를 비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몇 년간 배달의민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9년 ‘B마트’, 올해 3월 ‘쇼핑라이브’를 론칭했다. 6월에는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정보취약계층에게는 낯선 앱이 됐다.

쿠팡 역시 모바일접근성이 퇴보하고 있다. 쿠팡은 2018년 웹발전연구소가 발표한 모바일접근성 평가 결과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바 있다. 웹발전연구소는 웹과 모바일접근성을 연구하고 컨설팅하는 업체다.

앱은 이처럼 정보취약계층이 사용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개발사들에게 모바일접근성 확보를 강제할 실질적인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웹과 모바일접근성 확보는 지능정보화기본법에서 규정하는 의무사항이다. 이에 따라 개발사들은 장애인·고령자가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과태료 등 처벌 조항이 없어 사실상 개발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접근성에 대한 조항이 명시돼 있지만 ‘모바일앱’은 예외다. 장차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웹사이트’에서는 일반인과 장애인의 이용을 차별할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스마트폰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개발사들에는 일반인과 정보취약계층이 동등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뉴스로드 김윤진 기자psnali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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