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급증과 미래 산업의 전동화, 무선화로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배터리는 친환경화라는 트렌드 속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수단이자 탄소중립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과정에서 용매 건조로 인해 1kWh당 42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친환경 제조를 위한 공정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 시 건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용매와 소재의 층 분리 현상으로 인해 약 10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두께로 전극을 코팅할 수 없다. 이것은 현재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250Wh/kg 이상으로 향상하는 것을 가로막는 기술적인 문제로 꼽힌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 김진수 박사 연구진이 산-학-연 드림팀을 구성해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배터리 만들기에 나섰다.

연구진은 ‘탄소중립형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위한 소재/공정 혁신 융합 솔루션 개발’ 사업으로 5년간 114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에서 용매를 제거한 새로운 건식 공정 개념을 디자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소재와 장비까지 실증 수준으로 개발한다.

이번에 개발될 기술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용매 반죽 형태의 건식 컴파운드를 만들어 기존보다 에너지밀도가 약 60% 증가한 400Wh/kg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는 두꺼운 후막 전극을 실증 수준으로 제조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도전재, 바인더, 음극재)와 연속식 장비(믹서, 코터, 프레스)의 통합 솔루션 개발이다.

일반적인 배터리 전극은 일련의 슬러리 믹싱-코팅-건조-프레싱 개별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여기서 슬러리란 배터리를 구성하는 리튬 저장 소재(활물질)와 바인더, 도전재가 용매에 분산/용해된 혼합물을 일컫는다. 기존의 배터리 전극 제조는 슬러리의 용매를 건조하고 회수하는 공정상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으로 유증기(VOC: volatile organic compound)까지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건식 후막 전극을 구성 기반 소재로서 전하 전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건식 도전재,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분산이 가능한 무용제 바인더, 그리고 건식 공정에 최적화된 신규 고용량 실리콘계 복합 활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 소재를 전극으로 구현하는 공정을 디자인하기 위해 공정 전산 시뮬레이션, 반제품 평가 프로토콜과 같은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도입하고, 건식 컴파운드 믹싱-전사 코팅-3차원 프레싱을 일련의 연속식 공정으로 통합 개발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건식 전극 제조를 위한 소재와 공정 기술 통합 개발은 탄소 배출과 공정 원가를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막 전극 구현을 통해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에 환경적·기술적 파급력이 매우 크다.

연구진은 이번 건식 전극 제조용 소재/공정 혁신 융합 솔루션 개발을 통해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달성과 2030년 K-배터리 소부장 산업에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과제 주요 참여기관이 위치한 울산·경남 지역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실증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컨소시엄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주관으로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성에프앤씨, ㈜한화/기계가 참여하며 경상국립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이 위탁연구를 수행한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newk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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