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7일 보도된 국민의힘 경선 관련 기사 1200여건의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지난 5~8일 보도된 국민의힘 경선 관련 기사 1200여건의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뉴스로드]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주자로 선출되면서 여야 대선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언론은 경선 후유증에 시달리는 여야가 당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원선거인단 투표에서 21만34표(57.77%), 여론조사 환산득표에서 13만7929표(37.93%)를 얻어 최종 합산 결과 34만7963표, 득표율은 47.85%로 제20대 대선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기쁨보다 엄중한 책임감과 정권교체의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며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 전 총장과 경쟁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는 48.21%(17만5627표)를 얻어 윤 전 총장에 10%p 이상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서 12만6519표(34.8%)를 얻는 데 그쳐 총득표수 30만1786표, 득표율 41.5%로 2위에 머물렀다. 홍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주는 게 제 역할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모두 합심해서 정권교체에 꼭 나서주도록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경선, 핵심 키워드는 ‘尹’ 아닌 ‘洪’

빅카인즈에서 ‘경선’을 검색한 결과 지난 5~8일 국내 54개 매체에서 총 1246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선 결과가 발표된 5일에는 무려 506건의 기사가 집중적으로 보도돼 언론의 높은 취재 열기를 실감케 했다.

국민의힘 ‘경선’ 관련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한 연관 키워드는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였다. 이는 대선 후보가 확정된 만큼, 경선 과정에서 악화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을 이루는 것이 국민의힘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윤 후보는 당선 후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저의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말하며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강점을 보인 데다 2030의 지지를 확보한 홍 후보를 끌어안지 못한다면 향후 대선 정국에서 기세를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홍 후보가 윤 후보의 ‘원팀’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지난 5일에는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면서도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지만”, “비록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을 당했어도” 등의 단서를 달았다. 또한 5일에는 “이번 대선에서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으나 7일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대선 정국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경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경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 언론, “尹, '원팀 구성' '2030 표심 잡기'가 당면 과제”

언론은 윤 후보가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원팀을 이뤄 약점으로 지목받는 확장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8일 사설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후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며 경선 후유증을 드러내고 있다”며 “당 통합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윤 후보의 첫 시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일보는 이어 “2030 지지율이 한 자릿수인 윤 후보에게 2030 탈당 러시와 홍 의원의 선대위 불참은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을 약점”이라며 “윤 후보가 홍 의원을 포함한 원팀을 구성하고 그 지지층을 흡수해 외연을 확장할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또한 5일 사설에서 “경선 막판 여론조사에서 ‘398 지지율(20대 3%, 30대 9%, 40대 8%)’을 받기도 한 2040세대의 거부감, 스스로 키운 호남과의 불화, 홍 후보에 밀려 37%대에 그친 차가운 민심도 그가 넘어야 할 벽”이라며 “당의 화학적 융합과 ‘원팀’ 구축부터 시급해졌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윤 후보의 부족한 확장력과 낮은 2030 지지율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6일 사설에서 “일반 여론조사에서 37.94%를 얻는 데 그친 것은 그로선 뼈아프게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중도 확장, 본선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에 대한 일반 국민의 낮은 지지율은 잦은 실언과 국민과의 공감능력 부족 등 ‘정치 신인’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야 후보가 확정된 만큼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를 비교하는 기사도 다수 보도됐다. 중앙일보는 8일 “이재명·윤석열, 첫 0선들의 대선” 기사에서 “1, 2당의 대선후보가 국회 경험이 전무한 인물로 채워진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여야 대선 경선의 결과는 ‘여의도’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비토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두 사람 모두 강인한 추진력을 갖춘 대통령의 탄생을 원하는 각 진영 내 핵심 지지층의 성원에 힘입어 본선에 진출했다”면서도 “(두 후보는) 강한 팬덤을 누리는 동시에 안티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2030세대에게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는 점이나, 후보 본인과 가족·측근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두 후보의 유사점”이라고 덧붙였다.

뉴스로드 임해원 기자 theredpi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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