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재발 방지, 법보다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아동학대 재발 방지, 법보다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11.1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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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대 피해아동 10명 중 7명은 원래 가정의 보호 아래로 돌아가게 된다. 자료=통계청
재학대 피해아동 10명 중 7명은 원래 가정의 보호 아래로 돌아가게 된다. 자료=통계청

[뉴스로드]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입양아 사망 사건으로 인해 아동학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길처럼 퍼졌고, 결국 국회는 지난 1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애초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는 국민 여론이 강했지만, 형량을 강화할 경우 불기소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반영해 심사과정에서 다수의 독소조항이 제외됐다. 지난 3월 발효된 법안에는 ▲아동학대 신고 시 즉각적인 조사·수사 착수 의무화 ▲경찰 및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현장조사 시 출입 가능한 장소 확대 ▲피해아동 및 신고자와 아동학대 가해자의 즉각 분리 ▲아동학대 가해자의 출석·진술·자료제출 거부 및 업무수행 방해에 대한 처벌 강화 ▲아동학대 범죄 사건 증인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아동학대 관련 교육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 아동학대, 즉각 대처뿐만 아니라 재발방지도 중요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법안이 개정됐음에도, 여전히 아동학대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재학대’의 위험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대가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행해지는 만큼, 설령 즉각적인 조치로 피해아동을 보호한다고 해도 결국 원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가적인 지원과 돌봄이 없다면 아동학대가 재발할 위험을 예방하기 어렵다.

육아정책연구소가 12일 발간한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체계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중 80% 이상이 가정 내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 부모가 학대행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2017년 76.8%로 낮아졌으나 지난해 다시 82.1%로 상승했다.

게다가 재학대의 경우 부모가 가해자인 사례가 더욱 많다. 지난해 재학대 사례는 전체 아동학대 사례(3만905건)의 11.9%(3,671건)였는데, 이 가운데 부모의 재학대는 3,492건(95.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재학대 사례도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학대 사례는 3,671건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아동학대 사건(3만905건)의 11.9%에 해당한다. 5년 전인 2015년(1240건)과 비교하면 재학대 사건이 3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부모에 의한 재학대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피해아동이 원래 가정으로 돌려보내 지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학대 피해아동의 83.9%에 대해 원가정보호 조치가 이뤄졌으며 재학대 피해 아동 또한 원가정보호 비율이 68.3%에 달한다. 이미 수 차례 아동학대 피해를 받은 아동조차 10명 중 7명은 원래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피해아동이라 하더라도 원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아동이 자신의 부모와 가정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피해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가정보호는 무책임한 조치에 불과하다.

 

자료=육아정책연구소
원가정 복귀 학대피해 아동 사후관리의 수행시기. 자료=육아정책연구소

◇ 아동학대 피해아동, 1년 4회 모니터링 실시

현재 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사후관리 방침은 아동복지법에 규정돼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관련 공무원 및 민간 전문인력이 보호조치의 종료로 가정으로 복귀한 아동의 가정을 방문해 필요한 지도·관리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전문보호기관의 장은 보호조치 종료 이후 아동학대 재발 방지 여부를 확인하고, 피해아동과 보호자에게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 피해아동이 가정에 복귀하면, 시・군・구 아동보호전담요원이 1년에 4회 피해아동 및 가정에 대한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 특히 피해아동이 가정에 복귀한 뒤 일주일 이내 가정방문을 실시해야 하며, 1개월 내 2회 이상 직접 방문 및 유선전화를 통한 모니터링도 해야 한다. 만약 모니터링 과정에서 아동학대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사후관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1차 모니터링은 반드시 가정방문을 통해 실시해야 한다. 

◇ 아동보호기관 종사자, "지속적인 사후관리 체계 절실"

이처럼 사후관리 방침이 이미 마련돼있지만, 아직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나영 육아정책연구소 가족지원연구팀장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26명을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 종사자는 원가정 복귀가 재학대의 주된 원인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은 피해아동의 가정 복귀 이후 학대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단순한 가정방문이나 유선전화를 통한 확인뿐만 아니라 학교 및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실효성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표준화된 아동안전 척도를 마련해 피해아동의 가정이 충분히 안전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학대행위자인 부모의 인식 개선을 통해 양육태도를 바꾸는 것도 아동학대 재발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아동보호기관 종사자들은 정기적인 대면상담 및 부모 대상 교육프로그램, 가정상담치료 등의 조치를 통해 피해아동과 학대행위자의 관계를 회복하고 아동이 가정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피해아동 쉼터조차 72개(2020년 기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사후관리 인력이 충분할 리 없다. 이들은 아동보호기관 상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를 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구소는 늘어나고 있는 아동학대 재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아동복지법의 사후관리 관련 세부규정 정비 ▲원가정보호 아동에 대한 정보 관리체계 개선 ▲피해아동에 대한 객관적 사후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도구 개발 ▲지자체 단위의 협의체 구성을 통한 밀착 관리 등의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로드 임해원 기자 theredpi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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