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만든 초콜릿제품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3D프린터로 만든 초콜릿제품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뉴스로드] 푸드테크는 다양한 음식의 제조, 보존, 품질관리와 신제품의 개발과 관련된 과학기술을 의미한다. 지난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는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이 개최되었는데 다양한 식품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여 새로운 푸드테크기술을 선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비건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위미트란 업체는 동물성원료가 전혀 없는 치킨을 선보였다. 주재료는 송이버섯으로 제작한다고 했는데 송이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마치 닭고기처럼 느껴졌다. 송이버섯의 쌉쌀한 맛을 줄이기 위해 카레가루를 첨가한 닭요리가 많았다. 아직은 닭한마리 분량이 18,000원으로 일반 통닭보다는 비싼 편이었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닭강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식물성 원료로 만든 닭강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대체육 분야에서 나름 선구적인 업체들은 인도에 많은데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우유는 마셔도 평생 계란조차 먹지 않는다. 인도의 사무실에서 같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동료들 중에는 채식주의자들이 많은데 바싹 마른 간디총리처럼 느껴졌고, 평생 채식을 하여 근육과 혈관이 피부 밖에서도 식별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필자가 근무하던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인근 오클랜드에는 임파서블 푸드가 관련 업계에서 유명하다. 이 업체는 공장에서 만든 고기로 햄버거를 제조하는데, 밀과 감자에서 단백질을 추출하고 코코넛오일과 콩의 지방으로 소고기를 만들고 있다.

잇저스트란 업체는 이미 싱가폴 정부로부터 배양육식품 승인을 받았는데 소고기나 닭고기 등을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만든다. 이들은 동물을 마취하여 소량의 세포를 체취하고 근육 위성세포, 줄기세포, 섬유아세포 등의 분리해 낸다. 그리고 세포가 3차원으로 자라도록 해조류로 뼈대를 만들어 바이오리액터에 넣고 배양시킨다. 완성된 대체육은 자연산 고기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잇저스트는 수년전 녹두의 단백질에 강황을 넣은 식물성 계란을 선보이기도 했다.

설탕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설탕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국의 대안고기 시장이 5,000억원 규모라는 자료도 있는데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이모다 큰 200조로 추정된다. 관련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한국의 CJ 제일제당은 고기 맛을 내는 원료인 시스테인의 대량생산에 성공했고, 요소수로 관심이 많은 롯데정밀화학은 고기 식감을 내는 글루텐의 대용으로 메틸 셀룰로스의 상업생산에 370억원 정도를 투자하기도 하였다.

소프트웨어로 큰 돈을 번 빌 게이츠도 대체육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보고 2013년부터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멤피스 미트 등 인조고기 사업체에 지속적으로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은 비건문화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미 이들을 위한 베간츠 등의 체인형 슈퍼마켓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기존의 음식은 썰거나 짜서 모양을 만들었는데 3D 프린터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이미 널리 활동되고 있었다. 엘에이스비란 업체는 전시회에서 3D프린터로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다. 전시품에는 꽃모양이나 하트모양의 초콜릿이 많았지만 새우나 나비, 도깨비 모양의 초콜릿도 있었다. 3D프린터가 물리적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든다면 첨단 화학공정은 오랜 숙성을 요구하는 와인을 실험실에서 빠른 시간에 값싸게 만들어 내기도 한다.

 

먹을 수 있는 5만원권 돈다발 케이크.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먹을 수 있는 5만원권 돈다발 케이크.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발달한 프린팅 기술은 5만원권 모양의 먹을 수 있는 케익을 만들었다. 플레어셀레브는 5천만원 분량의 5만원권 다발을 먹을 수 있는 케익으로 만들었다. 보통 이 정도의 돈을 먹는다면 큰 일이 나겠지만 식용 색소를 프린팅한 제품은 5천만원 상당을 먹어도 전혀 탈이 없다고 한다. 4만원 정도에 판매되는데 부모님이나 직장 상사에 대한 선물로 적합하다고 한다.

식품의 운송상태를 알려주는 스티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식품의 운송상태를 알려주는 스티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첨단기술은 식품의 보존과 유통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었다. 프레쉬키퍼는 50원 정도의 조그만 원형 녹색 스티커를 선보였는데, 미리 설정해둔 온도의 범위를 벗어나면 색깔이 변하여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쉽게 알려준다고 한다. 한편 독일의 한 업체는 실리시움 카바이드란 탄소화합물로 다양한 스폰지 모양의 저장 내지 보존용기를 만들고 있었다. 탄소화합물인데 인체에는 무해한 소재라고 한다.

전시장에서 개최된 기능경진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빵과 설탕, 초콜릿 등으로 만든 먹을 수도 있는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선보였다. 먹을 수 있는 만큼 쉽게 부셔져 관람객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작품들이었다.

식품산업은 첨단 산업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가능성은 무궁하다. 하루 세끼를 먹지 않고 살 수 없는 사람이 없는 만큼 관련 시장규모도 상당히 크다.  우아한형제들 등 다양한 푸드테크 기업들은 연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푸드테크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미 보여준바 있다.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주변의 먹거리에서 찾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약력]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뉴스로드 여정현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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