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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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코로나19 5차 대유행으로 인해 확진자뿐만 아니라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까지 급증하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 위험까지 높아지면서 정부가 부스터샷(3차접종) 접종률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2차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방역패스 적용으로 인해 여론마저 악화되면서 부스터샷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 또한 확산되고 있다. 뉴스로드는 오미크론 변이 관련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알아봤다.

1. 부스터샷 접종기간이 3개월로 단축된 이유는?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부스터샷 접종 기간을 기존 ‘2차 접종 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5차 대유행으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함께 늘어나면서 의료체계에 심각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병상 수가 모자란 상황에서 부스터샷을 통해 5차 대유행 확산 속도를 둔화시키지 못한다면 자칫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기존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해도 예방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정부로 하여금 부스터샷 접종 기간 단축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한 가장 큰 이유다. 실제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와 보건부 산하 중앙 바이러스연구소는 최근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해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6개월 전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20명과 이후 부스터샷을 접종한 사람 20명의 혈액을 비교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 또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의 예방효과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22.5%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2차 접종 이후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 적어도 예방효과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3개월부터는 부스터샷을 통해 면역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다만 백신 접종증명 유효기간은 부스터샷 기간 단축과 상관없이 6개월, 180일로 동일하게 유지된다.

2. 부스터샷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나?

해외 제약사 및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스라엘 연구팀에 따르면, 실험 한 달 전 부스터샷을 접종한 참여자의 경우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력이 10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또한 델타변이에 비해 4배 낮이지만, 충분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BBC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81명과 델타 변이 감염자 수천명의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등의 백신을 2차 접종해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상당히 낮았지만, 부스터샷을 접종한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7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HSA의 면역 전문가 메리 램지 박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겠지만, 연구결과로 볼 때 2차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며 “우리는 여전히 백신이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 예방에 높은 효과가 있다고 기대한다. 만약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당장 백신 접종을 예약하라”고 조언했다. 

3. 오미크론 맞춤 백신을 개발한 뒤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와 달리 상당히 특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백신의 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가접종을 강제하기보다는, 오미크론 특화 백신이 개발된 후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야 한다는 것. 

실제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이자는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약 10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 자신하고 있으며, 모더나 또한 내년 3월 중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의 승인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노바백스도 최근 내년 1월부터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며 조만간 자사 백신의 예방효과를 발표하겠다고 나섰다. 

다만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의 개발 여부와 관계 없이 현재 추가접종 속도를 늦출 이유는 없다. 기존 백신의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점차 나오고 있는 데다, 새로운 백신 개발을 기다리는 수개월 동안 얼마나 상황이 악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부스터샷을 미루다가 의료인프라가 버티기 어려운 상황까지 감염자가 늘어날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은 드물다. 실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전용 백신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런 백신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고 말하는 게 사람들이 하는 실수”라며 “당장 부스터샷을 접종하라”고 말했다. 

4. 부스터샷을 접종한 뒤 4차 접종도 해야 하나?

백신 효과가 수개월 후 감소하기 때문에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면, 부스터샷의 효과가 떨어지는 시기에 맞춰 4차 접종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아직까지 4차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부스터샷 접종 이후의 데이터와 추가적인 변이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4차 접종 필요성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 등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백신자문위원회의 경우 최근 4차 접종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 최고 행정책임자 나흐만 아쉬는 브리핑에서 “4차 접종 권고 가능성은 크지만, 언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일반 국민 대상 4차 접종 가능성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뉴스로드 임해원 기자 theredpi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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