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음성 기반 서비스들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대체로 처음에는 호기심에 접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 등 기존 소통 수단의 편리함을 알게된다는 반응이다.

28일 모바일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클럽하우스 다운로드 수는 92만 건이었다. 올해 1월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에 오르고,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지 한 달만인 6월 900만 명이 내려받아 정점에 섰던 상황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4일(현지 시간) “올해 초 실리콘밸리에서는 클럽하우스가 SNS의 미래일 것이라는 이야기로 넘쳐났지만, 연말이 다가오며 거품이 꺼졌다”며 “마니아층의 관심이 줄어든 데다 메타나 트위터 같은 서비스가 경쟁에 가세해 소강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기성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사람들은 게임이나 NFT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 예를 들면 디스코드처럼 목적이 분명한 채팅 플랫폼에 끌렸다”고 진단했다.

기존 SNS들이 음성 채팅 기능을 추가하면서 네티즌들이 별도의 앱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은 핵심인 문자·사진에 부가적으로 음성 채팅 기능을 더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현상이 2016년 스냅챗이 몰락한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봤다. 당시 스냅챗은 글을 업로드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기능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이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 같은 기능을 도입하면서 스냅챗의 이용자들이 이탈하는 결과가 연출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음성보다 문자 채팅이 편해 음성 기반 서비스 인기가 시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말하는 게 귀찮다”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결국 손을 움직이는 게 훨씬 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등 지적했다.

다른 음성 기반 서비스인 AI비서도 같은 이유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2분기 기준 AI비서를 탑재한 스마트스피커 판매량은 전년비 16% 성장하는 데 그쳤고, 전분기 대비로는 27% 감소했다.

대표적인 스마트스피커 제조사인 아마존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워크는 지난 22일 “알렉사(아마존 스마트스피커)가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규 구매자 중 15~25%가 2주차에는 이용하지 않으며 아마존 내부에서는 고객 유지 및 참여에 대한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고 전했다.

알렉사 이용자들은 대부분 음악을 재생하거나 요리할 때, 조명을 켜는 데만 AI비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클럽하우스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AI비서는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오작동이 잦고, 버튼 및 마우스나 키보드로 더 정교한 조작이 가능해 찾는 빈도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뉴스로드 김윤진 기자psnali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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