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고통과 백신·치료제 개발로 인한 희망이 공존했던 2021년이 어느새 단 이틀을 남겨두고 있다. <뉴스로드>는 지난 1년간 한국인들이 구글을 통해 가장 많이 찾아보고 관심을 가졌던 10대 핵심 이슈를 통해 2021년을 되돌아봤다.

롯데정밀화학이 생산하는 요소수 '유록스'. 사진=롯데정밀화학
롯데정밀화학이 생산하는 요소수 '유록스'. 사진=롯데정밀화학

① 요소수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구글 뉴스/사회부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요소수’였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 질소산화물을 SCR(선택적 촉매 전환 장치)를 통해 질소로 환원시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요소의 수용액이다. 차량 구동에 관여하는 물질은 아니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 제한 때문에 디젤차의 경우 요소수가 부족하면 운행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이 지난 10월 요소수에 대한 수출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부터 발생했다.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석탄 수입량이 줄어든 데다, 산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다수의 탄광이 폐쇄되는 등 석탄 수급이 불확실해지자 석탄을 주 원료로 하는 요소의 가격도 치솟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재고 확보를 위해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역·검사제도를 도입해 사실상 요소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월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 비중은 97%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출 제한 조치가 발동되자 국내에서도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자칫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화물트럭이 멈춰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요소수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것. 중국이 요소 수출규제를 시작한 시점은 10월 15일이지만, 중국 공관으로부터의 보고는 6일 뒤인 21일에야 이뤄졌다. 게다가 정부가 관련부처 대책회의를 연 것은 그로부터 열흘이 더 지난 11월 2일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한동안 여론의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다만 11월 들어 정부가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에서 요소를 확보하고, 민간업체가 중국에서 들여오기로 계약했던 물량의 수출 절차도 재개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덕분에 11월 중순부터 요소수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고, 현재는 요소수 논란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요소수 판매제한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사진=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지도. 빨간원 안에 독도가 표기돼있다. 사진=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② 도쿄올림픽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된 ‘도쿄올림픽’이 2021년 구글 뉴스/사회부문 검색어 2위에 올랐다. 도쿄올림픽은 당초 2020년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취소 논란까지 불거졌다가 결국 1년 미뤄져 올해 개최됐다. 

올림픽 개최 전에는 한일 간의 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보이콧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일본이 올림픽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처럼 표시한 것이 화근이 되어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보이콧 찬성 여론이 67.6%로 집계되는 등 여론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보이콧에 따르는 외교적 부담과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단의 노력을 고려해 결국 보이콧 논의는 무산됐다. 

한편 도쿄올림픽 최고의 스타는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였다. 안산 선수는 개인·단체·혼성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최초 하계올림픽 3관왕에 등극했으나, 짧은 머리 모양으로 인해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황당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안산 선수는 머리모양에 대한 비난에 대해 “그게 편하니까”라며 대범한 모습을 보여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오히려 해당 논란으로 인해 국내에 퍼진 광범위한 여성혐오적 인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자료=교육부
2021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자료=교육부

③ 학교폭력 실태조사

구글 올해의 검색어 뉴스/사회부문 3위 교육부가 지난 4월 시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였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344만명의 학생이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전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1.1%로 전년(0.9%) 대비 0.2%p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2.5%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교 0.4%, 고등학교 0.2%의 순이었다. 피해유형별 비중은 언어폭력이 41.7%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는 집단따돌림(14.5%), 신체폭력(12.4%), 사이버폭력(9.8%) 등의 순이었다. 

긍정적인 점은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의 피해응답률(학생 1천명 당 피해 응답 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폭력을 목격한 경우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9.3%로 전년 대비 6.9%p 증가해, 학생들이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폭력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피해응답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의 높은 피해응답률과 과도한 언어폭력 비중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실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 축소로 인한 교우관계 형성 및 갈등 관리의 어려움 등이 2020년 9월 이후 등교수업 확대와 함께 표출된 결과”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현장의 변화와 학생들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양아 학대사망사건의 피해 아동이 잠든 경기도 양평의 한 수목장에 방문객들이 놓고 간 선물이 쌓여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입양아 학대사망사건의 피해 아동이 잠든 경기도 양평의 한 수목장에 방문객들이 놓고 간 선물이 쌓여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④ 정인이 사건

지난 2020년 생후 16개월된 입양아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올해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양부모에게 입양된 피해아동은 장기간의 학대를 받아 주변에서 세 차례나 아동 학대 의심신고가 들어올 정도였으나,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아동을 가해자로부터 격리·보호할 기회를 놓쳤다. 결국 피해아동은 지난해 10월 이대목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숨을 거뒀다. 

가해자는 처벌을 받았고 관할 경찰서장이 물러나는 등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해당 사건은 아동 보호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피해아동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인이 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에는 아동학대범죄를 조사하는 경찰·공무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신고 수리 후 즉각 조사에 착수하도록 의무도 부여했다. 또한 피해아동을 가해자로부터 분리해 조사하도록 하고, 관련 증인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도 강화했다.

 

AI챗봇 이루다와의 대화 화면. 사진=이루다 홈페이지 갈무리
AI챗봇 이루다와의 대화 화면. 사진=이루다 홈페이지 갈무리

⑤ 이루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구글 올해의 검색어 5위에 올랐다.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제작한 이루다는 기존 챗봇과는 달리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좀 더 인간에 가까운 대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말 공개된 이루다는 1월 초까지 사용자 수 약 40만명, 페이스북 팔로워 10만명을 모으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나, 혐오발언 및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곧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다 보니 사용자가 말한 혐오 발언을 그대로 학습해 재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이루다는 성소수자나 장애인, 또는 ‘지하철 임산부석’같은 단어에 대해 “혐오스럽다”, “너무 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이루다에게 음담패설을 하고 반응을 끌어낸 뒤 이를 인증하는 등, AI챗봇을 성적대상화하는 경향이 확산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개인정보 침해다. 이루다는 서비스 당시 특정인의 실명이나 주소, 계좌번호 등을 노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개발사 스캐터랩이 과거 출시한 ‘연애의 과학’ 등의 앱을 통해 수집한 대화 데이터를 별다른 조치 없이 이루다에 활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억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뉴스로드 임해원 기자 theredpi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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