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2년 경제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정부는 2022년 경제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자료=기획재정부

[뉴스로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반복된 변이의 출현으로 장기화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 여부에 대해 정부 및 금융사, 국내외 국책·민간 연구기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정부, “2022년 경제 3.1% 성장할 것”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4.0%, 올해 경제성장률은 3.1%로 예상한 바 있다. 기재부는 “(수출·투자는) 2021년 가파른 증가의 기저 영향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글로벌 경기 교역 및 반도체 업황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대면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2021년보다 빠른 회복이 예상되나,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이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국책 연구기관 및 글로벌 금융기관의 예상과 비슷한 수치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3.3%, 3.0%, 3.1%로 전망했다. 

특히, 가장 높은 성장률을 예상한 IMF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미국 등 선진국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성장률은 그대로 유지했다. 기재부는 IMF가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백신접종률 확대 ▲수출 증가세 ▲추경집행 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오미크론 이후 하향된 민간 전망, “올해 성장률, 3% 넘기 어렵다”

반면 민간 연구기관이 예상하는 성장률은 정부보다는 낮은 편이다. 실제 민간에서는 대체로 202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2022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경기는 추가적으로 성장활력이 더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 확산 여부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코로나 반등효과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하향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라며 “2023년 이후에는 2% 내외의 낮은 성장세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 또한 지난달 7일 발표한 ‘2022년 거시경제 전망’에서 “2022년 국내경제는 수출 경기 둔화와 정책지원 축소,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것이나, 코로나 여건 개선과 함께 소비 중심의 내수 회복세 등으로 전년 대비 2.9%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 및 국내외 기관별 2022년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나온 민간의 성장률 전망은 대부분 3% 이하였다. 자료=각 기관
정부 및 국내외 기관별 2022년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발표된 민간의 성장률 전망은 대부분 3% 이하였다. 자료=각 기관

민간 연구기관이 이처럼 3%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하는 이유는 코로나19 리스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3% 이하의 성장률을 제시한 민간 보고서는 대부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지난해 12월에 발표됐다. 실제 LG경제연구원은 “최근 감염력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바이러스 확산세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에서 보듯이 높은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가 글로벌 확진자 수를 빠르게 늘릴 경우 세계 경제의 혼란이 수개월 간 재현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3%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보고서의 경우 대부분 오미크론발 리스크가 확산되기 전인 11월 초 이전에 발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경우 2022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상했는데, 해당 수치가 발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8일이었다.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제시한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발표됐다. 

경기둔화의 타격을 직접 체감하는 기업들의 전망은 더욱 조심스럽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2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30인 이상 기업 234개사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 성장률이 3%를 넘을 것이라 예상한 기업은 7.5%에 불과했다. 

◇ 최대 리스크는 오미크론 변이, 물가 상승도 변수

물론 이러한 수치는 모두 예상일 뿐,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가 어떠한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데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가장 큰 리스크는 역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추세다. 최근 방역패스 도입과 공격적인 백신 접종 등으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미국은 지난 3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적인 확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만약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계속돼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둔화된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3%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각국의 조기 긴축 움직임도 변수 중 하나다. 실제 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축소와 통화정책의 조기 정상화를 세계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올해도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양적 완화가 불러온 자산거품이 꺼진다면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인해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각국의 통화·재정정책이 정상화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주요국 국채금리의 상승폭, 위험자산 고평가 정도와 신흥국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위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글로벌 긴축과정에서 자금 유출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내년 상반기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봉쇄 완화로 경제 활력이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양호한 펀더멘털에 더해 완화적 통화정책이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되고 백신접종률이 상승하며 금융시장 충격도 타 신흥국에 비해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로드 임해원 기자 theredpi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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