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이 보유한 노후 의료장비와 중고 의료장비의 지방쏠림 현상이 드러나면서 지역간 의료서비스에도 편차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노후·중고 의료장비 지역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보다 강원·충북·경북 등 지방 지역에서 노후 의료장비와 중고 의료장비 활용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소하 의원은 “일반장비,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특수 의료장비 등 의료장비 전반에 걸쳐 지방에서의 노후화가 확인되면서 지역간 의료장비의 편차가 지역간 의료서비스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이하 진방장비)는 진단용 엑스선 장치, 진단용 엑스선 발생기 등 방사선을 발생시켜 진단에 사용하는 기기를 말한다. 특수 의료장비(이하 특수장비)는 MRI, CT, 유방촬영용장치(Mammo), PET 등의 장비이다.

제조한지 15년이 지난 노후 의료장비의 지역별 현황을 보면, 강원·대구·충북 지역에서의 의료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지역의 2002년 이전 제조 노후 일방장비는 지역 전체 일반장비의 41.9%인 9,360대이다. 전국 평균인 34.0%보다도 7.9%p, 최저인 광주의 25.4%보다 16.5%p 높은 수치이다.

진방장비의 노후화는 대구가 가장 심각했다. 대구 지역의 2002년 이전 제조 노후 진방장비는 지역 전체 진방장비의 21.0%인 858대이다. 대구는 최저를 기록한 세종 지역의 10.9%의 두 배에 이른다.

충북의 2002년 이전 제조 노후 특수장비는 38대로 지역 전체의 18.8%로 나타났다. 서울의 8.5%보다 두 배 이상의 높은 노후 특수장비 비율을 보이고 있다. 충북은 일반장비(38.6%), 진방장비(16.8%), 특수장비(18.8%)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은 노후장비 비율을 보여, 의료장비의 노후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파악됐다.

중고 의료장비의 지역별 현황에서도 지방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일반장비의 중고 비율은 전남이 27.0%로 가장 높았다. 최저 비율인 강원 지역(17.3%)보다 10%p 가량 큰 차이가 났다.

진방장비는 경북의 중고 비율이 30.6%로 가장 높았다. 이는 18.4%의 중고장비 비율인 제주 지역보다 무려 12.2%p나 차이나는 수치이다.

특수장비는 고가 장비라는 특성상 중고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이 42.9%로 가장 높은 중고장비 비율을 기록했고, 전북(42.4%)·울산(41.8%)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중고장비 비율이 전반적으로 전국평균보다 낮아 신규장비의 활용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반면, 충북 지역은 전반적으로 전국평균보다 높은 중고장비 비율을 보여 가장 의료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소하 의원은 “노후·중고 의료장비의 유통관리를 통해 ‘노후 의료장비의 지방 쏠림, 환자의 수도권 쏠림’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유통과 이력 관리 하에 노후 의료장비의 사용연수, 중고 의료장비 재사용 횟수 등 기준을 설정하는 보건의료자원 통합관리 시스템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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