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라이더 /요기요 제공
요기요 라이더 /요기요 제공

[뉴스로드]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 중 일부가 누락돼 오지 않았다면 이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요기요가 잘못 배달된 음식물 회수·처리를 비롯해 주문취소나 재주문에 따른 음식값까지 전부 라이더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요기요 영등포·관악·강서·인천·부천허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수수료에서 음식값을 삭감한 사례 50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50%인 25건이 “포장 불량으로 인한 음식물 훼손”이었고, 17건은 “음식 오배송”이었다. 

노조는 식당에서 포장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식당에서 주문번호 확인 없이 라이더에게 음식을 전달하거나 고객이 배송지를 잘못 입력해 오배송이 된 경우처럼 라이더 책임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부 음식값을 라이더에게 내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의 귀책사유가 명백한 “난폭운전 또는 음식을 손에서 떨어뜨림”은 1건에 불과했다.

라이더유니온의 '요기요의 불합리한 음식값 차감 규탄' 기자회견./ 라이더유니온 제공
라이더유니온의 '요기요의 불합리한 음식값 차감 규탄' 기자회견./ 라이더유니온 제공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일 요기요 플랫폼 배달노동자 A씨는 배달 '콜'을 잡아 고객이 주문한 비빔밥과 육회 등을 배달했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요기요 고객센터로부터 '고객이 받은 음식에서 육회가 빠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서 "회사로부터 '육회를 누락했으니 육회 가격 2만 3천원을 다음 수수료 정산일에 차감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 측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포장된 음식의 겉면에 붙은 영수증의 주문번호까지 확인한 후 정확히 배달했다"고 강조했다. 당일 상황에 대해선 "육회는 라이더가 올 때까지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당시 가게 측에서 이를 꺼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회를 누락시킨 건 본인이 아닌 음식점이라는 주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육회를 추가 배송하겠다고도 요청했지만, 이미 고객이 육회를 부분적으로 주문 취소한 상황이라 이마저도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요기요는 앱을 통해 배송 시 라이더가 지켜야 할 유의 사항을 공지하고 있다. 픽업 시 음식을 모두 챙겼는지 필수적으로 확인하라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하지만 배달노동자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한다. 배달노동자 김광수씨는 "매장에서 일일이 포장을 다 열어서 음식점 사장에게 메뉴가 맞냐고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배달노동자 B씨는 "매장에서 포장을 여는 순간 '잘 포장해놨는데 왜 여나'며 다툼이 벌어진다"며 "시간이 돈인 라이더의 책임과 의무는 안전하게 포장된 음식을 안전하게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런 주문 누락뿐만 아니라 잘못 배송된 음식물을 회수해 폐기하는 부당한 지시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현씨와 요기요 라이더 고객센터 측이 나눈 온라인 대화. /라이더유니온 제공
김태현씨와 요기요 라이더 고객센터 측이 나눈 온라인 대화. /라이더유니온 제공

지난 11일, 배달노동자 김태현씨는 배달 '콜'을 잡았다. 해당 콜은 음식 주문이 아닌 이틀 전 잘못 배송된 음식을 회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사측은 김씨에게 음식을 회수 후 자체적으로 폐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이틀 동안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폐기처분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배차 지시는 처음"이라고 황당함을 표했다. "이틀 지난 음식물 쓰레기를 배달통에 싣고 다니는 것 역시 위생상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끝내 사측에 배차 취소를 요청했다.

이러한 부당한 음식값 차감 주장에 대해 요기요 측은 "라이더와 위탁 계약 시 책임 소재 기준에 대해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동의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이 누락되는 경우, 수수료 차감 전담 부서에서 사진 등을 통해 사실확인을 거치고 매장과 라이더 모두에게 수차례 물어 귀책사유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또한 "라이더가 이의가 있을 경우 소명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오배송된 음식물을 폐기해야 하는 것에 대해선 "자체 폐기가 가이드라인 상 맞다."라면서도 "라이더들이 먼 허브까지 와서 폐기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는 오배송 건을 배달하는 데에도 배달 수수료를 주고 있으며 오배송 주문 자체가 극히 일부"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라이더 책임 부담에 관한 정책이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 과도하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

요기요 측은 또 라이더유니온의 대화 요구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라이더, 레스토랑 파트너 등과의 협력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요기요는 다른 배달앱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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