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바종 인스타그램 게시물
사진/에바종 인스타그램 게시물

[뉴스로드] 온라인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evasion)이 회원들에게 숙박료를 선입금 받고, 정작 호텔에는 자사 자금상의 문제로 돈을 보내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에바종은 엄선된 국내외 호텔·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7~14일 동안 판매하는 '프라이빗 트래블 클럽'을 지향하는 예약 대행사다.

실제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최저가 정책 등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아, 회원 수가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 말, 인터콘티넨털 다낭에 체크인하기로 돼 있었다는 A씨는 체크인 이틀 전 에바종 측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에바종 측은 "해당 예약 건의 객실료가 총 1천650달러(약 215만8천원)인데 회사 자금상의 이슈로 송금을 하지 못했으니 먼저 선결제를 한 뒤 영수증을 첨부해 추후 환불을 받거나 예약을 취소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A씨는 "인터콘티넨털 측에 사정을 말하고 취소를 한 뒤 재결제를 진행해 현재 피해 금액이 230만원 정도"라며 "기가 막힌 것은 문제가 생긴 이 상품을 아직도 홈페이지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에바종은 최근까지 6개월~1년 단위의 '호텔 패스권'과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까지 판매했다.

호텔 패스는 성인 1인 기준 6개월은 593만원, 1년은 1천만원에 이른다.

에바종은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여행을 못 가게 된 사람들이 환불을 요구하자 현금이 아닌 ‘적립금’ 형태로만 해준 뒤, 적립금으로는 호텔비를 결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 번에 1만~2만원대인 예약금은 결제가 가능하지만, 수십만~수백만원에 달하는 호텔비는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한 것이다.

환불액이 수백만원인 소비자로서는 여행을 수백번씩 가야 적립금을 소진할 수 있는 셈이다.

당시 클럽머니로 460만원가량의 호텔비를 환불받았다는 한 이용자는 "클럽머니로 호텔을 예약하려 해도 가능한 곳이 서울에 단 한 곳뿐이라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에바종은 지난 2일부터 사무실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태라고 SNS 게시물로 회사 상황을 알렸다.

에바종 측은 "폐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해명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기업 현황 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에바종의 운영사인 본보야지는 2015~2019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영업이익 역시 5년 내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돼 있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에바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에바종 대표 에드몽 위그 제라르 드 퐁뜨네에 대해서는 지난 2일 출국금지 조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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