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척 추가...흑해 봉쇄 해제 후 3번째
추석물가 '비상'...외환위기 이후 '최악'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할 선박 4척이 7일(현지시간) 추가로 출항했다고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터키) 당국이 밝혔다. 한 시민이 초르노모르스크항을 떠난 글로리호를 지켜보고 있다.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할 선박 4척이 7일(현지시간) 추가로 출항했다고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터키) 당국이 밝혔다. 한 시민이 초르노모르스크항을 떠난 글로리호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로드]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할 선박 4척이 7일(현지시간) 추가로 출항했다고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터키) 당국이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의 여파로 급상승했던 세계 식량가격이 1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 재개에 나서면서인데 밀 외 전반적인 식량 수입 수요가 줄어든 것도 식량 가격 하락을 거들었다. 세계 식량가격의 하락으로 일각에서는 빵값과 치킨값 등의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사태와 폭염, 이른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물가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무스타파 네카티', '스타 헬레나', '글로리', '리바 윈드' 등 4척으로, 곡물과 해바라기유 등 농산물 약 16만t을 싣고 오데사와 초르노모르스크 항만을 떠났다.

이들 수출선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공동조정센터(JCC)의 선박 검사를 받고 화물에 문제가 없으면 목적지로 항해를 재개하게 된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봉쇄됐던 흑해 항로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간 합의로 다시 열린 뒤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선이 출항한 것은 지난 1일과 5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지금까지 농산물 약 25만t을 실은 수출선 8척이 흑해를 통해 수출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수출 항로가 점차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졌던 세계 식량 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는 추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고, 이 중 곡물 가격지수는 11.5% 하락했다. 흑해 항구 봉쇄 해제와 북반구 수확기 시작으로 밀 가격이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개전 이후 처음으로 흑해를 통해 곡물 수출길에 오른 라조니호는 목적지인 레바논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1일 오데사항에서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천t을 싣고 출항한 라조니호는 이날 레바논 트리폴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레바논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구체적 이유나 이후 일정은 밝히지 않은 채 "라조니호가 오늘 도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선박 운항 정보업체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현재 라조니호가 튀르키예 해역에 있으며 9일 레바논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먹거리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8.5%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도 각각 8.2%, 8.4%에 달한 상황에서 이 같은 상승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벌써부터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일정 물량의 수입품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일부 농산물에 확대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추석 명절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지 않도록 특별자금 대출·보증 공급에도 나설 방침이다.

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이런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다.

추석 민생안정대책은 특히 명절 성수품 가격 관리에 중점을 두고 마련될 전망이다.

7월 채소류 등이 급등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7.1%로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배추, 무, 양파, 마늘, 감자, 사과, 배, 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명태, 오징어 등 주요 농축수산물을 추석 성수품으로 분류해 관리할 방침이다.

명절 성수품 이외에도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성수품과 특별관리품목 중 농산물 일부에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한 것처럼 가격이 크게 오른 농산물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가격을 낮춰주겠다는 취지다.

현재 대파, 사료용 보리·귀리·옥수수, 기름용 대두, 칩용 감자 등에는 이미 할당관세가 적용 중이다.

여기에 가격 상승세와 국내외 작황을 고려해 추석 성수품이나 특별관리품목으로 분류된 일부 농산물이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저장성이 부족해 수입이 어려운 배추와 무 등 할당관세 적용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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