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코스비전이 수년간 매출원가에 가까운 금액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제품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인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의 지분을 각각 19.5%, 18.18%, 19.52%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이자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비전의 2021년 전체 매출액 1,706억원 중 71.9%에 달하는 1,226억원이 계열사와의 거래로 일어난 매출액이다.

문제는 코스비전이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납품을 진행해 매출원가율이 2019년에 97.7%를 기록하는 등 매출총이익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거래에 대해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이익을 높여 결과적으로 서민정의 경영승계 자금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타났다.

2020년의 경우 매출액은 1,288억 5,438만원, 매출원가는 1,289억2,183만원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납품한 셈이다. 2021년의 매출원가율은 95.4%였다.

국내 대표 화장품 ODM.OEM 업체인 한국콜마의 매출원가율은 84.2~88.1%다. 

코스비전이 이런 경영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승계 문제 때문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현재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경배 회장이 49.6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민정씨의 경우 2.66%를 보유한 상황이다. 

서민정씨의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매입과 상속을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을 계속해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비전이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매출원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납품을 진행해 이익을 올려주려는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코스비전이 주거래하는 계열사들의 실적이 낮아지면서 코스비전의 주문 규모 및 조업률 역시 큰폭으로 떨어져 원가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코스비전의 높은 원가율은 경영승계자금 마련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newsroad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