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SH, '구룡마을 거주민 이주 지원책' 발표...현재 540세대 거주 중 
- 김헌동 사장 "국토부, LH·GH 등 공기업간 경쟁구도 만들어 달라...국민 위한 경쟁 원한다"

김헌동 사장이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보이는 해찬솔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김헌동 사장이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보이는 해찬솔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룡마을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1년 서울시가 공영개발 방식의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발표한지 11년만으로, 그 동안은 강남구와의 이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김헌동)는 "지난 1월 화재 이후임대료 부담으로 임대주택에 이주하지 못하고 화재 현장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는 구룡마을 화재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1년간 수해(84세대, 106명)와 화재(162세대, 306명)로 인해 246세대, 412명이 피해를 입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LH가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으로 공급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모둔 가구에 햇볕이 들 수 있도록 스카이라인을 설계했다. [사진=뉴스로드]
LH가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으로 공급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모둔 가구에 햇볕이 들 수 있도록 스카이라인을 설계했다. [사진=뉴스로드]

이번 구룡마을 개발에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최근 SH가 흥행에 성공한 고덕강일3단지처럼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 적용과 용적률 상향이 가능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와 SH가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공주택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100년주택을 건설하는 만큼, 현행 재건축 시 적용가능한 용적률 300%를 적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현행 용적률은 전용주거지역의 경우 최대 150%,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에만 최대 300%까지 적용된다.  

김헌동 사장이 기자들과 함께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둘러보며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김헌동 사장이 기자들과 함께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둘러보며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김헌동 SH사장은 이날 <뉴스로드>와 만나 "구룡마을같은 경우는 통상 용적률이 150%로 제한되는데, 기존 주택처럼 40년 정도 살다가 재건축하는 것보다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고품질 공공주택(아파트)의 경우 3종 일반주거 최대 용적률인 300%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재건축으로 인한 자원낭비를 막고 환경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동 사장은 "또한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을 적용해 좋은 가격에 더 좋은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SH, '구룡마을 거주민 이주 지원책' 발표...현재 540세대 거주 중 

서울시와 SH는 이날 구룡마을 거주민 1107세대 중 화재 이재민 천막거주자를 포함해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자에게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전액 지원・감면해주고, 그 외 거주민에게는 임대보증금 전액 감면과 임대료를 기존 40%에서 60%까지로 확대 감면해 임시이주를 전면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구룡마을 거주민 이주 지원대책’도 발표했다.

SH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구룡마을 거주민 1107세대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231세대, 차상위자는 36세대이며 그 외 거주민은 840세대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자 중 주거급여 대상자는 임대차계약서상 임대료 전액을 주거급여로 지원받고 주거급여 비대상자는 임대료 전액을 감면한다.

현재 거주민 총 1107세대 중 567세대가 이주 완료했으며 540세대가 구룡마을에 남아 거주 중이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월 구룡마을 화재 현장 지휘에서 “구룡마을 거주민의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도시개발사업의 조속한 추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잦은 재난으로 위험에 노출된 구룡마을 거주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조속한 이주와 도시개발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번 이주 지원대책의 시행으로 화재 이재민 천막거주자를 포함해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께서 빠른 시일 내 이주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룡마을(강남구 개포동) 거주민은 1107세대로, 오는 2025년까지 공동주택 2838세대(임대 1107세대, 분양 1731세대)로 개발될 예정이다. 

김헌동 사장이 해찬솔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년까지
김헌동 사장이 해찬솔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년까지

김헌동 사장 "국토부, LH·GH 등 공기업간 경쟁구도 만들어 달라...국민 위한 경쟁 원한다"

김헌동 사장은 이날 세곡2지구 공공주택사업 결과에 대한 기자설명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한준)를 포함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김세용) 등 수도권 17개 주택공기업과 경쟁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LH가 국민의 주거안정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가 투명경영을 포함한 정책경쟁, 가격과 품질경쟁을 통해 국민을 위해 누가 더 잘하는지 주택공기업 간 경쟁구도를 만들어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H가 SH보다 잘할 자신이 없다면 서울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SH에 넘겨달라"며 "아니면, SH가 경기도 지역 사업에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SH 관계자는 "경기도 의정부 장암지구에 SH가 참여한 사례가 있지만, 현재는 일일이 해당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날 LH가 이명박정부 시절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으로 공급한 강남브리즈힐과 강남힐스테이트 앞에서 기자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는 "만일, LH 등 주택공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토지임대부주택을 공급했다면 지난 정부에서 그렇게까지 아파트값이 폭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번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SH는 세곡2지구에서 분양주택 1833호, 임대주택 1962호를 공급하고, 민간 택지매각 10만9079㎡(전체면적의 14%)를 통해 2조5771억원의 개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2352억원보다 11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그는 "이같은 사업성과는 2009년 당시 오세훈 시장의 방침으로 공공개발사업의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 상향한 데 따라 세곡2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공임대주택은 토지와 건물을 팔지 않고 보유하기 때문에 따른 세곡동 집값이 오른 만큼 보유 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한 분양원가에 따르면 세곡2지구 택지조성원가는 3.3㎡(평)당 780만원이었으나, 세곡2지구 공사 소유 전용 84㎡ 짜리 공공주택의 시세는 현재 세대당 약 18억원, 세대당 추정 땅값은 약 14억원, 평당 7938만원으로 택지조성원가 대비 땅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사장은 "세곡2지구 분양주택 1833호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환할 경우 현금 사업수지는 3949억원 적자로 악화되지만, 공사소유 토지 자산가치가 증가해 개발이익은 4조3718억원(시세 기준)으로 오히려 증가한다"며 "용적률을 300%로 높이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6550호 공급할 수 있고, 토지 자산가치 증가 및 현금사업 수지 개선으로 개발이익은 4조4540억원(시세 기준)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H는 세곡2지구 전체 개발면적 77만500㎡ 중 40만889㎡(전체면적의 52%)를 시민을 위한 공원녹지, 교육시설용지 등으로 조성해 서울시에 무상으로 환원했다"고 덧붙였다. 

LH가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으로 공급한 강남브리즈힐 아파트 [사진=LH]
LH가 토지임대부건물분양방식으로 공급한 강남브리즈힐 아파트 [사진=LH]
토지의 경사면을 살려 설계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진=뉴스로드]
토지의 경사면을 살려 설계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진=뉴스로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진=뉴스로드]
LH강남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진=뉴스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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