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별세한 최영도 변호사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10일 페이스북에 “최영도 변호사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이어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갈 길을 보여주는 표상이셨다.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 분께 큰 고통을 안겨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있기도 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고 최영도(80) 변호사는 국내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참여정부 출범 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글 전문.

최영도 변호사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글을 올립니다.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갈 길을 보여주는 표상이셨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 분께 큰 고통을 안겨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었습니다. 특히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었습니다. 선배님은 평생 수집하신 원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조선시대의 문화재급 토기 1,500여점을 십수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여, 우리 토기 문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를 사회에 남겨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변호사를 하며 번 돈을 모두 거기에 쓰셨다니,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좋은 법률가를 뛰어넘는 훌륭한 인격, 저도 본받고 싶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였습니다.

제가 정치에 뛰어든 후에는 늘 걱정하면서 한결같은 격려를 보내주셨고, 저의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하셨던 존경하는 선배님, 최영도 변호사님의 영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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