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컴퓨터가 디가우징된 사실이 밝혀졌다. 디가우징은 강력한 '자기'를 동원해서 디지털 저장 매체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이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행정처장은 왜 자신의 컴퓨터를 디가우징했을까. 검찰은 증거 인멸을 목적으로 디가우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본인의 컴퓨터를 디가우징을 한 시점은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출범한 후다. 이때문은 검찰은 양 전 대법관이 조사를 앞두고 자신에게 불리한 여러 증거가 담긴 자료를 삭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가 빈껍데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강제 수사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법원이 26일 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총 410건으로 대부분 공개된 내용이다. 재판거래 의혹을 밝혀내려면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원본이 반드시 필요한데 대법원은 “디가우징됐다”며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판거래 의혹을 규명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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