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첫 재판에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안희정 전 지사가 나타나자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고 구호를 외치며 안 전 지사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12시 47경 재판을 마치고 나온 안 전 지사는 기자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하고 대기 중인 승용차에 올랐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 충남도 정무비서인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두 차례나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3월과 4월 영장 실질 심사에서“강제추행 부분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은 김 씨의 의사에 반한 행동이 아니었으며 애정 등 감정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지은씨도 이날 법정을 찾았다. 법원은 김지은씨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통로로 법정에 출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검찰은 2차 피해를 우려한 김 씨의 신변보호를 위해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재판 규정과 함께 유사한 다른 사건 진행 과정을 확인했을 때 공판 전체를 비공개로 할 수 없다”며 일부 재판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김 씨의 증인 신문 및 증거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며, 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2차 공판에는 가림막을 설치하여 안 전 지사와 대면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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