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시대의 의학 - 점술과 마법의 의술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가장 훌륭한 의사는 바로 햇빛과 공기, 그리고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인류에게 당면한 과제는 난치병을 극복하고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시킬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겠으나 무엇보다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환경을 제대로 지켜나가고 보존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의학의 역사는 예술과 과학 그리고 전쟁의 역사이기도 한다. 그 역사를 통해 인류가 걸어온 길을 조명해본다. <한권으로 읽은 의학 콘서트>는 의학계와 역사학계 철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집필에 참여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완벽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 1904년 소화액 분비의 신경 지배에 관한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했다.

인류 의학의 출발 - 자연 치유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Pavlov)는 “인류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든 병을 고치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졌다.”라고 말했다.

한 원주민 부족은 숲을 지나다가 피부에 나무가시가 박히면 상처에 침을 발라 빨리 아물도록 했고, 종기가 생기면 납작하고 뾰족한 돌로 잘라내거나 천연식물로 종기를 찔러 고름을 짜냈다. 어쩌면 이러한 처방이 침술의 기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조개껍데기, 생선가시, 돌칼 등으로 종기를 찌르는 그 순간부터 의학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류는 처음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불을 이용하다가 점차 나무를 이용해 불을 지필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이때부터 불에 음식을 익혀 먹는 화식을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식은 생식보다 맛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위장의 염증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단백질이 분해되어 쉽게 흡수될 수 있었으므로 대뇌 발달을 촉진했다.

원주민들은 수렵으로 풍성한 포획물을 얻었거나 기분이 한껏 고조되었을 때, 불을 지펴놓고 그 주변을 돌며 춤을 추었다. 초자연적 원동력을 발산한 이러한 의식은 매우 복잡했으며 점술가와 종교인들의 주재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고대 양생술의 시초가 되었으며 원시적인 ‘보건 체육’의 형태를 띠었다. 또한 일상생활 또는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뼈가 손상되거나 근육에 무리가 와서 통증이 발생하면 아픈 부위를 손으로 계속 눌러주었다. 혈액순환을 돕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통증이 완화되었는데 이때부터 안마가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이 누적되면서 원주민들은 서서히 약용작물의 이점을 깨달았다. 고대 중국에서는 약용식물을 ‘본초(本草)’라고 칭했으며 유럽에서는 ‘약재(drug, 건초)’이라고 했다. 즉 ‘약’이 식물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사용한 약초도 달랐다. 중국인은 대황이 설사를 멈추게 하고 마황이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페루인은 키나나무(quinine, 금계랍)로 말라리아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석기시대 북미의 인디언들도 다양한 약초를 이용해 질병을 고쳤다.

활과 화살이 발명되고 다른 도구들도 발달하면서 인류는 수렵과 목축활동을 시작했다. 수렵과 목축업의 발달로 자상, 골절, 탈골 등의 상처를 입게 되자 이를 초보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또한 동물의 영양분도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점차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방, 피, 골수, 그리고 간과 같은 내장들을 이용한 동물성 약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목축을 하면서 식물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도 관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관찰을 통해 식물성 약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그리스 역사문헌에는 한 목축업자가 여로(藜蘆,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광천수에서 목욕을 즐기다가 광천욕의 치료효과를 발견한 인류는 점차 광물성 약에 대해서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도기와 점토기를 발명하고부터 이 도구로 밥을 지어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약을 끓이는 데도 사용했다. 이때부터 끓여서 복용하는 약제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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