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12·3 비상계엄 적폐청산’ 후속 軍인사 단행… '非육사' 약진, '물갈이' 본격화
특전사·수방사 등 핵심 보직 전면 교체...방첩사령관 인사, 조직 개편 후로 유보 비육사 출신 5명 발탁, 최근 10년 내 최다...‘작전 중심’에서 ‘전문성 중심’으로 국방부 “국민 신뢰 회복 위한 개혁적 인사” 강조
정부가 13일 단행한 중장급 장성 인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 인적쇄신 기조가 본격화됐다. 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 등 계엄 관련 핵심 직위가 교체되며, 군 내부 개혁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인사는 총 20명의 중장급 진급 및 보직 인사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비육사 출신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이날 “국민주권정부의 국방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기 위한 시대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인적쇄신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특수전사령관에는 박성제 직무대리(소장·학사 17기), 수도방위사령관에는 어창준 합참 전작권전환추진단장(소장·육사 49기)이 각각 발탁됐다.
박성제 신임 특전사령관은 비육사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특전사를 지휘하게 됐다. 9공수여단장과 37사단장, 교육사 교육훈련부장을 거친 그는 특수작전 및 정책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방부는 “박 중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특전사령관 직무대리로서 안정적인 부대 운영을 이끌며 검증된 리더십을 보였다”고 밝혔다.
어창준 신임 수방사령관은 육본 비서실장, 국방부 군사보좌관, 17사단장 등을 역임한 정책·통합방위 전문가로, 수도권 방위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비육사 출신 약진이다. 전체 20명 중 5명(학군 4명, 학사 1명)이 비육사 출신으로, 최근 10년 내 최다 규모다. 한기성(학군 33기) 신임 1군단장은 학군장교 출신으로는 최초로 수도권 방위 핵심인 1군단을 지휘하게 됐으며, 김종묵(학군 32기) 지작사 참모장, 이상렬(학군 31기) 군단장, 최창식(학군 30기) 육참차장, 그리고 박성제(학사 17기) 특전사령관이 비육사 출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에서 방첩사령부는 빠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방첩사 조직 개편이 논의 중이어서 인사를 유보했다”며 “당분간 편무삼 준장 직무대리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방첩사령관직이 향후 준장 또는 소장급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유보 조치가 계엄 사태 당시 방첩사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비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작전 특기 중심의 진급’에서 벗어나 군수·인사·전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군단장급에 보직한 점이 특징이다. 권혁동 소장은 미사일전략사령관, 강관범 소장은 교육사령관, 박춘식 소장은 군수사령관, 최장식 소장은 육군참모차장, 강현우 소장은 합참 작전본부장, 김종묵 소장은 지작사 참모장으로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보직됐다.
해군에서는 곽광섭 해군참모차장, 박규백 해군사관학교장, 강동구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임명됐으며, 공군에서는 권영민 교육사령관, 김준호 국방정보본부장, 구상모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