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는 ‘칠전팔기·삼말사초·삼별초’

70년대생 고위 임원 약진…세대교체 ‘가속 페달’ 30~40대 젊은 리더 전면에…기술·글로벌 인재 발탁 확대 R&D·ESG 중심 조직 재편…2026년 인사 지형 대전환 예고

2025-11-19     김의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그래픽=연합뉴스]

2026년 국내 대기업 임원 인사는 세대교체와 기술·글로벌 인재 중용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19일 ‘칠전팔기, 삼말사초, 삼별초, 외유내강, 연기금’의 다섯 가지 키워드를 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질 인사에서 ▲1970년대생 고위 임원 전진 배치 ▲30대 후반~40대 초반 임원 발탁 확대 ▲30대 임원 ‘삼별초’의 등장 ▲외국인·외부 인재 영입 확대 ▲연구·기술 인재 확보 강화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 ‘칠전팔기’…70년대생 고위 임원 강화, 80년대생 첫 임원도 속도

CXO연구소는 우선 1970년대생 임원의 고위직 진입 가속화를 첫번째 흐름으로 꼽았다. 현재 100대 기업 임원의 70%가 1970년대 출생자로 이미 재계의 중추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번 인사에서는 1970~1976년생의 사장·부사장 승진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기준 1970년대생 사장이 3명(용석우·최원준·마우로 포르치니)으로 파악됐고, 부사장급에서도 70년대생 비중이 61%에 달한다. 연구소는 내년 인사에서 1975년 이후 출생 부사장 비율이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SK그룹에서는 이미 70년대생 사장 5명이 배출됐고, LG전자 역시 올해 첫 70년대생 사장 탄생 여부가 주목된다. 현대차는 업종 특성상 사장까지의 승진은 제한적이지만, 부사장 승진자는 3~6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 ‘삼말사초’…젊은 임원 급부상, 기업 미래경쟁력 핵심

1982~1989년생, 즉 30대 말~40대 초반의 젊은 임원층 확대도 내년 인사의 주요 포인트다. 현재 100대 기업에서 이 연령대 임원은 약 100명 활동 중이며, 2026년에는 AI·데이터·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발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소는 창의성이 절정에 이르는 35~40세 사이 인재의 임원 임명이 기업의 장기 성장과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10년 이상 조직 기여가 가능한 데다 차세대 CEO 후보군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아, ‘삼말사초’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기업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평가다.

▲ ‘삼별초’…30대 임원 등극하는 초특급 인재 주목

‘삼별초’는 30대에 임원 반열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 그룹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네이버·SK텔레콤 등 일부 대기업에서 이미 30대 임원이 꾸준히 등장한 만큼, 내년 인사에서도 30대 임원 발탁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1988년생 ‘올림픽둥이’의 첫 임원 탄생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에서도 최근 5명의 30대 임원을 배출하며 세대교체 흐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은 2007년 30대의 나이에 상무보로 승진한 이후 약 20년 동안 임원 경력을 쌓아 현재는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내년 3월 정기주총 이후 대표이사 선임 여부도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 ‘외유내강’…외국인·외부 글로벌 인재 영입 확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외국인 및 외부 출신 전문 인재의 임원 등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고크리스토퍼한승,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 등을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출신 임원이 활동 중이다. 현대차에서도 무뇨스 바르셀로 호세 안토니오 사장 등이 등기임원으로 활약하며 외국인 리더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는 2026년 인사에서도 글로벌 AI·Tech 경쟁력 확보를 위한 외유내강형 인재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 ‘연기금’…R&D·기술 인재 확보전, 대기업 앞다퉈 투자

연구·기술 중심의 핵심 인재 확보전도 강화된다. AI·데이터·바이오 등 첨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KAIST, POSTECH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 출신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석·박사급 임원 중 이들 학교 출신이 이미 10%를 넘을 정도로 기술 인재 중용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연구소는 “2026년 인사에서 R&D 전문가와 핵심 기술 리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6년 대기업 임원 인사 폭은 올해보다 줄고,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전체 임원 자리도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다양성 확대에 따라 여성 임원은 더 늘고, 안전·환경 등 ESG 관련 임원 자리는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