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금융 안정성 경시 비판 직면

-제주은행의 비대면 대출 시스템 관리 부실과 전산 재해 복구 시스템의 허점 드러남 -금융감독원, 제주은행에 경영 유의 및 개선 사항 4건 통보

2025-11-25     강동준 기자
제주은행

[뉴스로드] 제주은행, 핵심 금융 서비스 관리 부실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및 개선 사항 4건의 조치를 받았다. 특히 비대면 대출 업무 등 주요 전자금융 업무가 단일 외부 서비스 장애로 마비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 대책과 훈련을 소홀히 한 점이 지적됐다. 이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금융 안정성을 경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제주은행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다수의 외부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으나, 이에 대한 관리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제3자 서비스에 대한 총괄 관리 부서 및 관리 기준이 부재하여 각 부서가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장애 발생 시 업무 영향도와 대체 수단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다. 또한, 외부 업체 서비스 계약 시 필수 항목이 누락되어 금융당국의 감독 권한 행사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제기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출 업무 관련 제3자 서비스가 단일 장애 지점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출자 소득 및 재직 서류 스크래핑 서비스나 대출보증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전자금융업무 이용이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재해복구전환훈련 시에도 연계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다. 또한, 일부 제3자 서비스 업체와의 통신 회선 이중화가 미흡하여 단순 통신 장애만 발생해도 전자금융업무 이용이 불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은행은 프로그램 변경 관리 절차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프로그램 변경 시 영향도 분석이 누락됐고, IT 부서의 프로그램 변경 검증 및 테스트 절차가 미흡했으며, 일부 프로그램의 테스트 결과 문서가 개발 요청 사항과 상이하게 작성된 사례가 있었다. 감사 부서도 프로그램 등록, 변경, 폐기 기록의 적정성에 대한 사후 감사를 수행하지 않아 전반적인 프로그램 변경 통제가 소홀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전국구 은행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는 '디지털 혁신'의 구호 뒤에 금융 안정성이라는 기본이 무너져 있음을 보여준다. 제주은행은 경영 유의 및 개선 사항에 대한 조치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행하여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희수 행장은 고객의 돈과 정보가 걸린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우선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