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업부 장관, HD현대 글로벌R&D센터 방문… “함정·에너지·AI까지 포괄 협력 논의”
-북미 공급망 재편 속 한국 조선·방산 기술력 점검 -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연계한 전략적 행보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HD현대의 글로벌 연구개발 현장을 찾았다. 북미 해군 전력 현대화와 산업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서, 한국 조선·방산 기업과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25일 HD현대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부 장관과 필립 라포튠(Philippe Lafortune) 주한 캐나다 대사 일행은 이날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방문해 조선·함정·AI·에너지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장관 일행은 로비에 전시된 미래형 상선·잠수함·호위함·무인수상정 등 HD현대의 차세대 함정 모형을 둘러본 뒤, HD현대 조석 부회장,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과 환담을 가졌다.
조석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HD현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기술력과 상선 생산능력을 갖춘 조선사로, 캐나다가 추진 중인 다양한 산업 프로젝트의 최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조선·에너지·로봇·AI에 이르는 넓은 산업 스펙트럼에서 협력 방안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연간 200척 이상 상선을 건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106척의 각종 함정을 건조해 18척을 해외에 수출한 국내 최다 수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000톤급 ‘신채호함’을 해군에 인도하며 잠수함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했다.
졸리 장관은 이후 디지털융합센터에서 AI 기반 함정 설계·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기술 등을 직접 확인했다. 이어 디지털관제센터에서 HD현대가 건조한 전 세계 선박들의 운항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살펴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방문은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획득사업과도 맞물린다. HD현대중공업·방사청·한화오션으로 구성된 국내 조선·방산 ‘K-조선 원팀’은 올해 8월, 캐나다 해군의 차기 잠수함 사업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최대 6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이 사업은 1998년 영국에서 도입한 2400톤급 빅토리아급 4척을 대체하기 위한 3000톤급 잠수함 12척 도입 프로그램이다.
캐나다 산업부가 공급망 강화·기술협력 확대를 핵심 국정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조선·방산·에너지 분야 협력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