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글로벌 IT 뉴스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트위터 CEO ‘잭 도시 (Jack Dorsey)’와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Alex Jones)’일 것이다. 잭 도시는 9월 5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위터가 다른 나라의 미 대선 개입 시도를 막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라디오 진행자이자 Infowars라는 음모론 사이트로 유명한 알렉스 존스는 9월 6일 트위터로부터 계정 영구 정지를 당했다. 알렉스 존스는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던지, 올해 11월 있을 미국 중간선거를 위해 민주당이 내전을 기획 중이라는 주장을 펼친 인물이다. 

사실 페이스북, 유튜브, 애플 아이튠즈 등 다른 소셜 미디어들은 존스의 음모론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접근을 막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 트위터는 알렉스 존스의 계정에 대해 다른 소셜 미디어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조치를 취했다. 잭 도시가 트위터는 사용자 계정에 정치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트위터는 존스의 계정이 트위터 내부 정책 중 Abusive Behavior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 영구 삭제 조치를 내렸다. 

잭 도시와 알렉스 존스의 최근 소식은 온라인에서의 거짓 정보에 대해 입법부와 해당 기업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 활동을 막는 행위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거짓 정보의 폐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서 오는 폐혜보다 크다는 주장도 한다. 양측 모두 나름의 논거가 있기에 쉽게 판단하기 어렵고, 거짓 정보의 정의를 명확히 내리는 것도 힘들다. 

그럼 이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인식은 어떨까? 올해 4월 Pew Research Center가 4,7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설문에서 온라인 거짓 정보에 대해 ‘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58%였다. 그런데 온라인 거짓 정보에 대해 ‘IT 기업’이 조치를 취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56%였다. 즉, 온라인 거짓 정보를 막을 필요는 있으나 그 주체가 정부가 아닌 해당 IT 기업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우세함을 알 수 있다. 

경영 전략의 관점에서도 거짓 정보는 해당 기업에 이른바 ‘깨진 유리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알렉스 존스도 처음에는 작게 깨진 유리창이었지만, 이제는 깨진 면적이 넓은 유리창이 되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기업 입장에서도 그냥 두고 보기 힘든 수준이 된 것이다. 정보의 수준이 낮거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충성도를 갖기는 힘들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 스스로 거짓 정보 유통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는 지극히 당연하고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도 가짜 뉴스, 악성 댓글 등에 대한 기업 스스로의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 3월 ‘가짜뉴스 관련 정책규정 개정의 건’을 발표하고, 가짜 뉴스의 정의와 게시물 제한 조건을 구체화했다. KISO는 가짜 뉴스를 ‘언론사의 명칭을 도용하거나 사칭하는 기사 형식의 허위 게시물로 한정’했으며, 게시물의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될 경우 회원사들은 KISO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개정은 국내 포털을 통해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의 거짓 정보가 주로 페이스북, 유튜브 등 해외 기업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통 및 증폭된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이 국내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갖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끝으로, 잭 도시가 출석했던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는 원래 구글의 CEO도 출석을 요청받았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구글에는 현재까지 알렉스 존스의 정보와 홈페이지가 검색 결과로 노출되고 있다. 비록 유튜브에서 알렉스 존스의 콘텐츠는 삭제 되었지만 구글 관계자의 상원 청문회 불출석과 거짓 정보 유통에 대한 애매한 태도는 관련 이슈가 언급될 때마다 미디어의 관심을 끌 것이다. 

 

<필자 소개>

IT 칼럼니스트. <플랫폼이 콘텐츠다> 역자이며 <테크니들> 편집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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