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사임, 트럼프 갈등 넘어 공화당 내분
헤일리 사임, 트럼프 갈등 넘어 공화당 내분
  • 홍성호 기자
  • 승인 2018.10.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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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사진=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현지시간) 연내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국제사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해온 헤일리 대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에 대해 미국 언론들도 다양한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 헤일리-트럼프 갈등, 사임은 예견된 결과?

CNN은 9일 “헤일리의 충격적 사임에 대한 3가지 추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헤일리 대사의 사임 이유를 분석했다. CNN은 헤일리 대사가 유엔에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대외정책을 대변해왔지만 내부적으로는 강경노선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빚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일라이 레이크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헤일리 대사가 외교문제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며, 헤일리의 사임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공화당 내부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지난 4월 헤일리 대사의 러시아 신규제재 관련 발언이다. 당시 헤일리 대사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대러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곧바로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의 결정 때문에 헤일리 대사가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돼버렸다”고 보도했다.

WP의 칼럼니스트 제니퍼 루빈은 “헤일리가 유엔을 떠난다는 소식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며 예견된 사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루빈은 헤일리 대사가 과거 러시아 제재 건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관련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이전부터 갈등의 조짐이 보였다며, 사임 발표 시점이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놀랄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루빈은 특히 브렛 캐버너 연방대법관 인준을 둘러싼 당 내부의 여성혐오적 발언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피살사건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실망한 헤일리 대사가 사임을 발표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 헤일리 사임은 2024년 대선 노린 행보?

CNN은 헤일리 대사가 차기 대선 주자로 나서기 위해 유엔 대사를 사임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했다. CNN은 “헤일리의 시선이 백악관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헤일리 대사가 향후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 9일 2020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으며 남은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언론들은 헤일리 대사가 2024년 대선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CNN은 “헤일리는 너무 영리해서 2020년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024년 경선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대선 후보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헤일리 대사가 당장 견고한 트럼프 지지층을 설득해내기는 어렵다며, 2020년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헤일리 대사가 임기 중 외교정책을 둘러싼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을 중재하면서 당내 신망을 얻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 뒤 안정적인 후보자를 선호하는 공화당의 유력한 옵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WP의 칼럼니스트 루빈 또한 공화당을 지지하는 중도 우파에게 헤일리 대사는 대통령, 또는 부통령으로 신뢰할 수 있는 후보라면서, 만약 민주당이 지나치게 좌파 성향의 후보를 내세울 경우 헤일리 대사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북강경파 헤일리 사임, 북미대화 영향은?

한편 대북강경파로 알려진 헤일리 대사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한층 더 유화적인 태도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 금지조치 등이 포함된 강화된 대북제재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이처럼 대북제재의 상징과도 같은 헤일리 대새가 사임하면서, 미국이 향후 협상결과에 따라 통 큰 양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유엔 대사 교체 정도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크게 변화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정부가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의 원칙을 고수하는 이상, 북미대화가 진전된다고 해도 경제봉쇄가 극적으로 풀리기는 힘들다. 특히 현재 북미대화를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열린 유엔총회에서 장관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대북제재 준수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국제적 제재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를 완화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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