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강원 강릉시청에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서울행 KTX 열차 탈선사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강원 강릉시청에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서울행 KTX 열차 탈선사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지난 8일 발생한 KTX 강릉선 탈선사고가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의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때 안전 문제를 진정으로 고민했다면 오늘날 이런 사고가 생겼을지 의문을 품는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분이 세월호 참사를 상대를 찌르는 무기로만 썼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안전을 제일로 해야 할 자리에 전문성과 조직관리 경력에 의문 있는 분들을 정치적으로 임명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데 대해 유감이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안전을 걱정하는 정부가 돼 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박덕흠 한국당 의원도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열차의 진로를 바꾸는 선로 전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로 보고 있는데 오영식 사장만 날씨 탓한다”고 지적했다.

오 사장은 지난 8일 사고 후 첫 공식 브리핑에서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 상에 문제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 계속 파악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강릉 일대 기온은 영하 7.6도, 풍속은 초속 1.2m 수준으로 해당 지역의 평소 날씨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한파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KTX 선로는 최저 영하 20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소재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파로 인한 선로 수축으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들의 조사에서도 사고 직전 남강릉 분기점 신호제어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으며, 해당 노선을 관리하는 청량신호소 선로전환 시스템과 연결된 케이블이 잘못 연결된 점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사장이 비록 추정이지만 사고 원인을 기온 탓으로 돌린 것은 너무 안이한 판단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최근 KTX가 잦은 사고에 휘말린 것도 오 사장의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는 이유다. 지난달 19일 이후 약 3주간 코레일이 운영하는 노선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는 총 10건. 지난달 19일에는 서울역 진입 중인 KTX 열차가 보수작업 중이던 포크레인과 충돌해 작업자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다음날인 20일에는 오송역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돼 약 120대의 운행이 지연됐다.

같은 달 22일 분당선 열차 고장으로 나흘 만에 3 건의 사고가 발생하자 오 사장은 다음날 긴급 안전대책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광명역 KTX 고장으로 운행이 지연됐고, 회의 5일 뒤인 28일에는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 작업자 한 명이 새마을호에 치여 사망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5일 코레일을 방문해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게 철도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준비하라”고 질책성 주문을 했다. 그리고 사흘 만인 8일 강릉선 KTX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오 사장은 지난 2월 6일 취임식에서 “코레일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은 안전에서 시작된다”며 “사람 중심, 현장 중심의 절대적 안전체계를 확립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코레일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 사장은 지난달 20일 오송역 사고 이후 국회 국토교통위에 출석해서도 일련의 사고로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결과적으로 허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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