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부작용] 일본·영국 '요주의' 한국은 '패싱'
[타미플루 부작용] 일본·영국 '요주의' 한국은 '패싱'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12.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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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타미플루 복용 후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중학생의 유가족이 의사 및 약사의 부작용 고지를 의무화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2일 타미플루 복용 후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중학생의 유가족이 의사 및 약사의 부작용 고지를 의무화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뉴스로드] 지난 22일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환각증상을 호소하다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미플루와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작용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96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가 개발한 타미플루는 향신료의 일종인 팔각(스타 아니스) 추출물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 치료제로 각광받으며 국내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국내 50여개 제약회사에서 163개의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 중이다.

타미플루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다. 지난 2014년 의학 전문 학술지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타미플루 복용자 28명 중 1명 꼴로 메스꺼움을 경험하고, 22명 중 1명 꼴로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의 경우 부작용이 나타나는 빈도가 더 높아 19명 중 1명 꼴로 구토 증상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간염, 간효소수치 증가, 발진,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알러지 반응과 같이 중증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번 중학생 추락사 사고와 같이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정신착란이나 환각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코크란 리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미플루로 인해 정신과적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는 94명 중 1명 꼴이었다.

타미플루로 인한 정신과적 부작용이 가장 크게 문제가 됐던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의 비영리단체 ‘의약감시센터’는 2005년 11월 타미플루를 복용한 청소년 2명이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며 사망했다고 밝혔다. 기후현의 17세 고등학생은 2004년 2월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잠옷차림으로 집을 나가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로 진입한 뒤 달려오던 대형트럭에 뛰어들어 사망했다. 아이치현의 14세 중학생 또한 2005년 2월 타미플루 복용 뒤 자택(9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결국 일본 후생노동성은 2007년 10세~19세에 대한 타미플루 복용을 금지시키고 해당 경고문구를 약품에 부착하도록 지시했다. 후생노동성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행동을 보인 청소년 환자는 총 15건. 이중에는 앞서 언급한 사망 사고 등도 포함돼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2009년 4월 신종플루 발생 이후 8월까지 보고된 타미플루 부작용 건수는 총 591건. 이중에는 피부질환이나 정신과적 부작용, 사망 등의 심각한 사례도 포함돼있다.

문제는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이 여러 차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일본에서 연이어 청소년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조사에 나섰지만 결국 제품설명서에 부작용에 대한 주의문구를 추가하는 조치로 마무리됐다. 일본 또한 지난 8월 10대에 대한 타미플루 복용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FDA 는 생후 2주가 지난 영아에 대해서도 타미플루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뚜렷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타미플루 복용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아동 및 청소년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조심할 필요는 있다. 식약처는 2009년 11월 의사 및 약사에게 안전성 유의서한을 배포하고 복약지도 시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2일 타미플루 복용 후 자택에서 떨어져 숨진 중학생의 유가족들은 의사와 약사 모두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망한 학생의 고모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저희가 원하는건 타미플루 부작용을 식약청에서 일선 병원 의사 약사에게 의무사항으로 고지하게 만들어서 우리 가영이처럼 의사 약사에게 한마디도 주의사항 못들어서 허망하게 가는일이 없도록 만들어 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26일 오후 3시 현재 해당 청원에는 1149명이 참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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