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에 대해 실제와 다른 수치를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열린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한국을 지키는데 매년 50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한국은 5억 달러만 지불해왔다"며 "한국에 어제 5억 달러를 더 내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제 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합의 내용과는 다르다. 우리가 지난해 지불한 방위비분담금은 9602억원이며 올해 지불할 금액은 이보다 약 8.2% 인상된 1조389억원.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8억5600만 달러에서 9억2600만 달러로 약 7000만 달러 인상된 셈이다. 우리 측 부담이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두 배나 증가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수치를 착각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측이 협상 초기 요구했던 분담금은 약 1조44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분담금보다 약 5000억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수치를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보다 과장된 수치를 제시함으로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있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것.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의 전화 몇 통에 한국이 5억 달러를 추가 부담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향후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이번 협정에서 우리는 미국의 기존 요구보다 낮은 금액에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대신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는데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앞으로 분담금은 몇 년 간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 만큼, 내년 협정에서 미국이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13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한 액수는 분명히 1조389억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을 정정했다. 강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수치에 대해 배경이 어떤지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는 있겠지만 하여튼 양국간 합의한 내용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