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야생화] 자비심 가득한 부처꽃
[DMZ야생화] 자비심 가득한 부처꽃
  • 정연국
  • 승인 2019.08.16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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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꽃
부처꽃

 

소년이 스님에게 물었다. “살아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습니까?”
“그럼 만날 수 있다. 부처는 너를 보면 맨발에 헌옷을 뒤집어 입고 울면서 맞이할 것이다” 소년은 살아있는 부처를 만나러 간다며 길을 떠났다.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다녔지만 살아있는 부처를 만날 수 없었다.

지치고 배가고픈 소년은 집으로 돌아왔다. 사립문을 열고 “어머니 저 왔어요” 말하며 힘없이 들어갔다.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바로 뛰어나와 울면서 아들을 안았다. 그때 어머니는 헌옷을 뒤집어 입고 맨발이었다. 소년이 그토록 만나보고자 했던 ‘살아있는 부처는 바로 어머니’였던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부처를 보고 만나면서 부처를 만나려고 안달이다. 어머니의 몸을 빌려 세상에 나왔고, 양육되어 사람이 되었건만 그 사랑을 모르고 외면하려 한다. 삼라만상 천지에 부처로 가득 차 있는데 부처의 마음은 없다. 보이는 형상만을 진짜라고 한다.

부처꽃
부처꽃

 

세상은 보이는 꽃(花)이 많지만 보이지 않는 꽃(華)도 있지만 보이는 꽃만이 최고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알량하게 보이지 않는 꽃의 사랑을 베푼다며  한손으로는 사진으로 남기고, 기록으로 남겨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만 하면서 보이지 않는 순수한 꽃을 보이는 꽃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말이다.

“성불(成佛)하소서~” 더 이상 이를 데 없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라는 야생화로 백중날 부처께 연꽃 대신 바쳤다고 하여 ‘부처꽃’이라고 한다. 부처꽃과의 다년생으로 학명은 Lythrum anceps (Koehne) Makino 이다. 속명 라이스럼(Lythrum)은 ‘피(血)’라는 뜻의 그리스어 라이트론(lytron)에서 연유 되었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학명의 명명자가 일본인 마키노(Makino)이다. 일본식물학을 체계화 하는 이후 우치야마, 나까이 등이 한반도 야생화를 침탈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씁쓸하다. 

한여름에 홍자색으로 피어나는 꽃송이는 화사하다. 30~40cm정도 되는 긴 꽃송이가 한 달 이상 피는데  꽃물결을 이루어 하늘빛과 색조가 대비 되어 한층 아름답다. 연못이나 강변의 습지에서 많이 서식한다. 물을 좋아하는 특성 때문이다.

DMZ습지에서 지나가는 산짐승과 교우하고 살아가는 꽃무리가 애처롭다. 그러나 당당하고 품위 있다. 부드럽고 살가운 색채가 그러하고, 가지마다 피어나는 꽃송이가 그렇다. 물속에서도 물가에도 메마른 땅에서도 강렬한 햇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피어난다.

꽃 속에는 꿀이 많아 벌 나비가 쉼 없이 찾아오고 특히 하얀 나비가 무리지어 찾아온다. 꿀 공양에 정신없는 나비는 다가가도 모른척하고,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가녀린 꽃송이에 가던 길 멈추고서 향연에 동행하게 된다.

물가의 부처꽃
물가의 부처꽃

 

꽃말이 ‘슬픈 사랑’ ‘자비’이다. 백중날 부자들은 연꽃을 부처께 공양하였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부처꽃으로 꽃 공양을 대신 하였기에 슬픈 사랑 이였던가. 동서고금 가난한 사람들은 천대받고 고통의 삶을 살아왔다. 연꽃을 살 수 없는 민초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가련한 꽃송이를 들고 가는 초라한 마음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 것인가. 부처는 자비를 베푸시는데 자비를 받고자 가는 길이 이리도 차별되고, 초라하게 되는 것인지 씁쓸하고 안타깝다. 그런 연유로 ‘자비’가 더욱 좋다. 가난한 민초들의 애환과 슬픔을 위무한다. 순수한 마음이 포근하다. 가난하나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았던 민초들이 자비심이요 살아있는 부처이다. 자비로운 부처가 백성들이다.

광복절이라 그런가. 꽃 속에 슬픈 사랑이 보인다. 자비는 어디에도  없는 일본의 만행에 분노한다. DMZ는 누구 때문에 생겼던가.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요 불편한 이웃인가보다. 광복절과 백중날이 겹치는 올해는 부처의 자비로 저들이 죄악을 자각하고, 속죄하였으면 좋겠다.

우리도 이번에는 그냥 물러서지 말자. 확실하게 매듭을 짓자. 그리고 화해하자. 정치인들 때문에 백성들이 힘들어서 되겠는가. 마음과 마음의 응어리를 자비심으로 풀고 서로 화해하여 같이 잘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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