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 대선 이슈] 미투 논란, 남 후보 정조준
[2020 美 대선 이슈] 미투 논란, 남 후보 정조준
  • 장소라 기자
  • 승인 2019.09.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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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미투’가 다시 2020년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그를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기 때문. 주요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골치 아픈 과제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반(反)트럼프를 외치는 민주당 후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마냥 비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민주당의 유력 남성 후보들에게도 ‘미투’ 이슈는 피해갈 수 없는 검증 장치이기 때문. 자칫 캐버노 사태로 인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대선 후보들의 ‘미투’ 검증에 집중될 경우, 민주당 남성 후보들은 대선은커녕 당내 경선 문턱조차 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뉴스로드>는 점차 대선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미투’ 이슈와 관련해 주요 남성 후보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되짚어봤다.

◇ 트럼프, 여성 문제로 사면초가 직면해

인권, 이주,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고립주의’를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문제에 있어서도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본인이 포르노 배우와 성관계를 가진 뒤 돈을 주고 입막음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미국의 포르노 배우 스테퍼니 클리퍼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는 지난해 3월 C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뒤 2016년 이를 비밀에 부친다는 조건으로 13만 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앞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 캐런 맥두걸 또한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약 10개월간 불륜관계를 유지했으며, 15만 달러를 약속받고 비밀유지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법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면서 성추문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며 임명을 강행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미투 논란 또한 대선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캐버노 연방대법관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대학 심리학과 크리스틴 포드 교수, 캐버노의 대학 동문인 데버라 라미레스 등의 여성들로부터 고등학교, 대학 시절의 성폭행 의혹 5건이 폭로된 바 있으나, 지난해 근소한 표 차로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캐버노 연방대법관이 대학 1학년 당시 민감한 부위를 다른 여학생에게 들이밀었다는 증언을 보도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민주당과 쓸모없는 미디어들이 캐버노를 쫓고 있다”며 “캐버노는 결백하다”고 여전히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공식 연설에서 미투 운동을 조롱거리로 삼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미투 논란으로 해고된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과 빌 오라일리 전 폭스뉴스 진행자에 대해 “그들에 대한 비난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그들의 죄는 여성 사기꾼에게 돈 주기를 거부한 정직함 뿐”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운데). 사진=연합뉴스

◇ 바이든·샌더스도 미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민주당 남성 후보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웃을 처지는 아니다. 중도·진보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정책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민주당 남성 후보들에게 미투 논란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 미투 논란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줄곧 당내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월 여러 공식 석상에서 여성 참석자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성추문 의혹을 폭로한 여성 중 한 명인 에이미 래포스는 당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의 모금 행사장에서 바이든이 내 목을 감싸고 머리를 당긴 뒤 자신의 코를 비볐다”고 고백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오랜 세월 수많은 악수와 포옹, 애정과 지지, 위로의 표현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 정중하게 듣겠다”고 밝혔다. 성적인 의도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인 셈.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투 논란에도 불구하고 줄곧 당내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향후 발목을 잡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과거 상원의원 활동 당시 인종 및 낙태 관련 정책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 온 전력에 미투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젊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다른 후보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당선 가능성 높은 백인 남성 후보라는 장점이 무색하게 경선 막판 역전당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진보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또한 미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민주당 경선 당시 샌더스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남성 보좌관들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NYT를 통해 미투 고백에 나선 여성들은 선거캠프의 남성들로부터 불쾌한 신체 접촉을 당하거나 남성과의 호텔 투숙을 강요당하는 등 상사들이 머리카락을 쓰다듬거나 호텔방에 같이 투숙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또한 선거캠프 여성 직원들의 임금이 남성 임금의 절반 수준이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결국 샌더스 의원은 의회에서 “우리의 기준과 절차, 안전장치는 명백히 부적절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어 “남성 보자관들에 의한 직권 남용 행위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며 “우리 선거캠프에서 괴롭힘을 당했거나 학대받은 여성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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