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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국내·외 교수·연구자들이 2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4천여명의 대학교수들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시급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일동'은 26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 성명서를 통해 "법무부 장관 취임과 관계된 마녀사냥이 한 달 보름 동안 삼천리강산을 뒤흔들고 있다. 여름철 나무가 그러하듯이 곁가지가 무성하면 몸통이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소란스럽다 보니 그 와중에 정작 나라의 명운이 걸린 핵심적 사안은 수면 아래 숨어 버리는 본말전도가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현재 사태의 핵심은 '조국의 가족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커튼을 젖히면 전혀 다른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이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지을 핵심적 사안은 바로 '검찰 문제'인 것이다."고 지적했다.

교수 일동은 "대한민국 검찰을 중심으로 구축된 무소불위의 사법권력 시스템, 그것은 흔히 신성가족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세상 누구도 자기들의 기득권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검찰은 사건 발생부터 형 집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사절차를 독점한 채 칼을 휘두르는 세계 유일의 절대 권력집단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왜곡된 분배구조와 노동현실, 그것과 쌍을 이루는 이러한 기형적 권력시스템을 허물지 않고서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실현 불가능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그같이 엄중한 역사적 과업의 도구로 선택된 것이다. 스스로와 온 가족의 삶이 망가지는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 자신이 그 운명을 기꺼이 감내하기로 결심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 대표발의자인 부산대 김호범 교수는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소명이다. 도덕적 위기 시기에 비겁하게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검찰의 막강한 기득권은 결코 지속 가능한 게 아니다. 이번을 기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장관을 지지하는 모임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동명대 김동규 교수는 "조국이라는 개인은 독점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 개혁의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조국 개인이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능력과 의지가 있다면 그를 지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에 대한 서명은 25일 오후 5시 기준 6120명이 참가했으나 최종 검증 작업을 거쳐 총 4090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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