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1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일본항공 탑승 수속 카운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9년 7월 21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일본항공 탑승 수속 카운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한일관계 악화로 인한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4개월째 이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2019년 10월 방일외국인 추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전년 동월(57만1176명) 대비 65.5% 감소한 19만73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여행 보이콧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4개월째 지속된 것.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감소율은 7.6%에 불과했으나, 8월 48.0%, 9월 58.1% 등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본 불매운동의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일본 측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특히, 9월에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만 등 다른 국가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전체 방일 외국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2% 늘어났다. 10월도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방문객 수가 늘어났지만, 전체 방일 외국인 수는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다른 국가 관광객으로 메우기에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너무 가팔랐다. 

JNTO는 10월 한국인 방문객 감소에 대해 한일관계 및 일본 여행 보이콧 외에도 운휴·감편으로 인한 항공 좌석 공급량 감소, 19호 태풍으로 인한 항공편 결항, 한국 경제 침체, 한국 관광객의 중국 여행 수요 회복 및 여행 목적지 다양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10월 방일 외국인 추계치. 파란색 부분이 방일 한국인 통계. 자료=일본정부관광국(JNTO)
10월 방일 외국인 추계치. 파란색 부분이 방일 한국인 통계. 자료=일본정부관광국(JNTO)

한국 관광객 급감으로 전체 관광객 수까지 줄어들자 일본 내에서도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우치 다카히데(木内登英)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1일 “일한관계 악화로 높아지는 경제적 악영향”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만약 10월 한국 관광객 감소율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2019년 한국 관광객 소비액은 전년 대비 1540억엔 감소하게 된다”며 “이는 2019년 일본 GDP를 0.03% 하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소세가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한국 관광객 소비액은 4365억엔 줄어들 것이다. 이는 GDP 0.08% 하락 효과를 갖는다”며 “일본 경제에 간과할 수 없는 규모의 악영향”이라고덧붙였다.

산케이신문 계열의 경제매체 산케이비즈 또한 이날 JNTO 자료를 소개하며 한일관계 악화의 영향이 관광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비즈에 따르면 긴테쓰 백화점의 3~8월 한국인 상대 면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오사카시 관광명소인 구로몬 시장의 요시다 키요즈미(吉田清純) 상점가진흥조합 부이사장은 해당 매체를 통해 “올해 7~10월 한국인 관광객이 상반기에 비해 80~90%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역 곳곳의 숨은 관광명소까지 찾는 한국 관광객의 특성 상, 대도시보다 지방 소도시가 체감하는 타격은 더욱 크다. 산케이비즈에 따르면, JR홋카이도에서 판매하는 ‘홋카이도 레일 패스’의 4~9월 판매 실적은 목표치를 15% 하회했다. 또한 JR규슈가 운항하는 한일 고속선의 한국인 이용객 수도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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