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복주머니난
털복주머니난
  • 정연권
  • 승인 2021.01.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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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복주머니난.
털복주머니난.

 

겨울의 정점이다. 잉잉 거리던 찬바람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그러나 춤사위는 힘을 잃고 맥없이 쳐져만 간다. 세밑을 향하는 긴 그림자에 태양빛은 따스함을 잃고 산하는 허허롭다. 왜 이리도 바쁘고 힘들었을까. 무엇 때문에 그리도 정신이 없었던가. 먹고 살기가 이리도 어려웠던가. 코로나로 더욱 힘들고 사람들이 두렵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힘들어 하는 연유는 무어란 말인가. 그렇다. 시대조류에 편승하여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뒤쳐지지 않으려는 나 자신 이였다. 일단 멈추고 욕심을 버렸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홀가분하였다. 마음이 가벼우니 여유로워졌다. 비로소 편안한 여유를 가져본다.

2021년 새해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건강과 행복을 기원 합니다” 새해 인사말이 정겹다. 나를 생각하고 덕담을 보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라는 존재를 알게 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나를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를 생각하고 마음을 담았다는 것이 고맙고 감사한 시간 이다. 복들이 넘쳐나고 모두들 많은 복을 받았다. 복은 어디어서 오는가. 그 많은 복은 어디에 있는가. 복(福)은 보일시(示)와 가득할 복(畐)자가 합쳐진 글자라고 한다. 사람의 선한 행동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복이요 보이는 것이 복이라는 것이다. 복은 나 자신이 만들어서 베푸는 사랑 꽃이기도 하다. 

털복주머니난.
털복주머니난.

 

복을 담은 야생화를 생각한다. 털털 하면서도 고고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복주머니에 알록달록한 반점이 신비로운 ‘털복주머니란’이다. 학명은 Cypripedium guttatum var. koreanum Nakai이다. 속명인 시프리페디움(Cypripedium)은 미(美)의 여신 비너스(Cypris)와 슬리퍼(Pedion)의 합성어다. 즉, ‘비너스의 슬리퍼’ 같이 생겼다는 의미다. 종소명인 구타튬(guttatum)은 꽃송이에 반 무늬가 있다는 뜻으로 스웨덴 올로프 스바르츠가 처음 발표했다. 하지만 1952년에 일본 나카이가 대한민국에서 발견한 꽃이 황백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어 원종과 차이가 있다고 하여 코레아눔(C. guttatum var. koreanum)이라고 하였다.

난초과에 속하며 30cm정도 초장에 줄기는 곧추선다. 원줄기는 밑에 2~3장 칼집모양의 잎과 그 위에 큰 잎 2장이 줄기를 감싸면서 마주난다. 원줄기에 연결된 잎의 위쪽으로 꽃줄기가 나와서 꽃이 핀다. 5~7월경 3~5cm정도로 큰 꽃송이를 숙여서 피며 약간의 황백색 바탕에 홍자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매력이다. 그리고 윗부분에 있는 ‘꽃잎은 꽃받침’이라고 한다. 꽃받침은 두 장으로 한 장은 뒤에서 주머니를 붙잡고 꽃을 아래에 달고 있는 자태로서 경이로움에 감탄하고 찬사를 보낸다. 

털복주머니난.
털복주머니난.

 

환경부령 제823호의 ‘멸종위기Ⅰ급 식물’과 농림축산식품부령 제394호의 ‘희귀식물’에 지정되어 보호하여야 하는 야생화다. 산에서 아름다운 꽃송이를 보면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너도나도 굴취 하여 간다. 그러나 이 꽃의 공생관계를 알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난초과 식물들은 씨앗에 배젖이 없어 뿌리의 공생체인 난균근(蘭菌根, orchid mycorrhiza)에서 영양분을 받아 발아한다. 난균근의 도움으로 성장한 후 난균근에게 필요한 환경과 영양분을 제공하는 공생관계이다. 이러한 생태적 공생관계를 모르고 무작정 굴취 하여 집에서 재배하면 살수 없는 것이다. 

꽃말이 ‘당신의 신발이 되고 싶어요’ 이다. 2021년에는 새로운 신발을 신어보자.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당신의 아름다운 신발이 되어 기쁘고 행복한 날이 이어지기를 고대한다. 아름다운 복주머니에 만복을 가득 담아 이웃에게 나누어 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곱고 아름다운 사람 꽃이 만발하여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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