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6000여 명이 경험과 무관한 직무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취업박람회가 시작됐음에도 관련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취업박람회는 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린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한다.

참여 대상은 지난해 약 4개월 간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으로 근무한 6000여 명이다. 이들은 정부부처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공공데이터 개방·품질·실측 등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청년인턴 대부분은 데이터와 관련 없는 직무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로드>는 이날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취업박람회 웹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 145건을 모두 분석했다. 그 결과 ‘데이터’와 연관 있는 직무는 20건에 불과했다.

특히 처음 데이터업계 문을 두드릴 신입은 설자리가 더 좁았다. 관련 공고 20건 중, ‘신입’만 채용하는 기업은 2곳뿐이었다. 나머지는 신입과 경력자 공통 또는 경력자만 모집했다.

전체 공고 145건 가운데 데이터 관련 직무가 아닌 일자리는 ‘보안’ ‘영업’ ‘디자인’ ‘SNS 관리자’ ‘마케터’ ‘동영상 편집자’ 등으로 채워졌다. ‘공공데이터 취업박람회’라는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여기서도 신입만을 필요로 한 기업은 9%(13건)에 그쳤다. 반면 신입·경력 공통 또는 경력자 채용은 132건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취업박람회 웹사이트에 게재된 채용공고 일부 발췌. SNS 관리자, 영업직 등 데이터 지식과 무관한 공고가 주를 이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일자리 불균형도 심했다. 공고의 85%(123건)는 근무지가 서울·경기·인천이었다. 대구·세종·강원·충남은 일자리가 ‘0건’이었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의 취업난은 출범 전부터 예견됐던 문제다. ‘데이터댐’은 데이터산업의 기반으로 불릴 만큼 중요하지만, 한 번 구축하고 나면 고용을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책임감 있는 청년인턴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취업박람회에서는 정규직 일자리가 얼마나 창출될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수용 인원이 청년인턴 6000여 명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난 만큼, 정부의 새로운 취업 지원·직무 교육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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