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OTT 이용 현황. / 사진=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0 방송매체이용행태 조사'

[뉴스로드] 국산 OTT 이용률이 해외 서비스 대비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콘텐츠 내용이나 출연진 문제까지 더해져 또다시 시장 이용률 하락이 예상된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셋톱박스를 넘어 인터넷으로 미디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 2일 ‘2020 방송매체이용행태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국민들의 OTT, 유료방송 등 미디어 시청 경향이 담겨 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 6일부터 9월 18일 사이 전국 만13세 이상 6029명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66.3%(중복응답)는 OTT를 이용한 적이 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는 유튜브(62.3%)였다. 이어 넷플릭스(16.3%), 페이스북(8.6%), 네이버TV(4.8%), 웨이브(3.2%), 티빙(3.0%) 순이었다.

이용률 3% 미만으로 조사된 OTT는 아프리카TV(2.6%), U+모바일TV(1.7%), V라이브(1.3%), 카카오TV(1.2%) 등이 있다.

이용률 상위 3개 OTT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은 모두 해외 사업자가 운영 중이다. 이용률은 총 87.2%으로 국내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응답자의 55.8%는 OTT를 고르는 기준이 ‘전용 콘텐츠’라고 답했다. 방송사 프로그램보다는 해당 OTT에서 독점 제공하는 콘텐츠가 유인 요소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풀이 얕은 국산 OTT가 부진한 이유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국산 OTT 이용자의 이탈 요인이 된 굵직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웨이브가 제공하는 콘텐츠 ‘뽀로로 극장판 컴퓨터 왕국 대모험’에 기술적 문제로 성인영화 베드신이 노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진=OTT 웨이브 소개 이미지

웨이브는 즉각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뽀로로는 아동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였던 탓에, 웨이브의 콘텐츠 관리 실태를 규탄하는 네티즌 수가 삽시간에 늘었다.

웨이브에서는 연달아 일부 VOD가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오류까지 발생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일 웨이브 실태점검에 나섰다. 한상혁 위원장은 “(OTT 사업자에게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책임 책임이 요구된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웨이브의 이용자 피해 예방조치 등 이용자 보호 관련 사항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청소년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카카오TV가 인기 예능프로그램 ‘가짜사나이2’를 단독 선공개하다 한동안 배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방영 도중 시즌1 출연자 A씨가 지인에게 200만 원을 빌린 뒤 5년 동안 갚지 않은 ‘빚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A씨가 각각 폭행과 성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이력까지 밝혀져 논란은 심화됐다. 더불어 가짜사나이 시리즈가 특수전투부대의 훈련 상황을 재현하는 모습도 ‘가학성’이 짙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른 OTT 왓챠도 가짜사나이2를 카카오TV보다 하루 늦게 배급하며 신규 구독자 유입을 기대했지만, 배급 일시중단 여파로 효과가 축소됐다.

해외 OTT들도 유사 문제들로 숱하게 지적받고 있지만, 이미 대안이 없을 정도로 성장한 덕에 이용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국산 OTT는 콘텐츠 경쟁력이 뒤쳐지는 데다 악재까지 겹쳐 발전이 더디다.

국산 OTT가 이용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적 문제로 재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개선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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