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붓꽃
솔붓꽃
  • 정연권
  • 승인 2021.05.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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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붓꽃.
솔붓꽃.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편안하고 상쾌한 나날이다. 산야는 초록빛으로 일렁이고 들녘에는 생기와 활력이 넘친다. 우리 밀 이삭들이 은파로 출렁거리니 가슴 설레 인다. 봄꽃이 진자리에 앙증스런 열매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도 분주하다. 오월은 기념일이 많고 바쁜 날이 많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들이 릴레이로 이어진다.

오월에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의 숭고한 사랑과 애틋한 헌신이 가슴속에 메아리친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 그리움은 어머니를 연상되는 꽃을 보면서 더욱 각별하여 진다. ‘솔붓꽃’ 때문이다.

꽃송이에 베매기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여 진다. 길쌈하는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목화에서 솜을 타서 고치를 만들고, 물레로 돌려 가늘게 실을 만들었다. 실을 베틀에 감기 전 실과 실이 서로 엉기지 않도록 풀을 먹이는 베매기솔질을 하였다. 밀가루로 묽게 쑨 풀을 함지박에 풀고 솔에 묻혀 쓱쓱 문지르면 무명실이 빳빳하게 강건하여 진다. 밑에는 나뭇재 속에 숯불이 있어 은은하게 따뜻하여 금방 마른다. 마당에는 마을 어머니들이 모여 길쌈을 도왔다. 할머니의 리더아래 일사불란하게 작업하는 광경을 보며 호박죽을 맛있게 먹던 기억이 선하다. 길쌈의 모든 것이 가슴속에 기억으로 간직 되어 있다. 이제는 이런 광경도 어머니의 모습도 볼 수 없기에 더욱 그리워지고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다. 

솔붓꽃.
솔붓꽃.

 

솔붓꽃 학명은 Iris ruthenica Ker Gawl이다. 속명 아이리스(Iris)는 그리스 신화의 무지개 여신인 이리스(IR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종소명 루덴니카(ruthenica)는 동슬라브족이 거주하던 Ruthenica 지방을 말한다.

붓꽃은 전 세계에 150여종 서식하며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된 대한민국  붓꽃류는 24종이다. 제일 먼저 피는 ‘각시붓꽃’은 꽃이 예쁜데 꽃 중에 각시가 붙으면 예쁘다는 접두어다. ‘금붓꽃’은 노란병아리 모양으로 함성을 지르며 피어나며 붓꽃 중에서 제일 작다.

‘솔붓꽃’은 가는 뿌리로 ‘솔’을 만들어서 솔붓꽃이라 하였으며, 자포연미(紫苞鳶尾)라고도 한다. 4~5월에 보라색 꽃이피어나며 초장은 8~13cm 내외이다. 타원형 잎은15cm, 나비 4mm정도이다. 환경부 ‘멸종위기식물 2급식’이며 산림청 희귀식물의 ‘위기종’이기도 하다. 뿌리가 가늘고 부드러워 풀이 잘 먹었기 때문에 베매기 할 때 사용하는 솔을 만드는데 최적 최고의 소재였다. 이러한 요긴한 쓰임으로 인하여 개체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를 맞는 야생화이다.

솔붓꽃.
솔붓꽃.

 

꽃잎을 받쳐주고 있는 3장의 꽃잎은 믿음, 지혜, 용기로 통치자의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꽃 피기 전 봉오리가 먹물을 가득 먹은 모습이라고 붓꽃이라고 하였다. 꽃이 피면 나비가 춤추는 자태를 가졌다. 잎은 예리한 검(劍)같다. 칼에서 도(刀)는 날이 한쪽에만 있는 것으로 장군도, 은장도, 식도 등 살생유택의 의미와 생활용이고, 검(劍)은 칼날이 양쪽으로 예리하게 서 있어 살생용의미의 검객, 검투사라고 부른다. 묵향과 칼의 모습을 가진 붓꽃은 문무(文武)를 겸비한 양반 꽃이며, 고결한 묵향의 선비 꽃이다.  꽃잎은 너울너울 춤추었으니 잔잔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잎에 씩씩하여 기상이 가상 하도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함초롬히 피어오르는 고혹적인 자태가 매력적이다. 

꽃말은 ‘기쁜 소식’ 이다. 날마다 기쁜 소식으로 가득 하기를 소망한다. 좋은 소식만 주고받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묵향(墨香)이 가득한 붓으로 시 한 수 지어본다. 마음이 여유롭고 차분하여 진다. 정갈한 마음으로  심향(心香) 그윽한 붓으로 손 편지를 써 보자. 하얀 종이에 한 자 한 자 사랑과 정을 담아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존경을 표하여 보자. 좋은 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보라. 모두에게 축복의 글을 보내 보아라. 그게 기쁜 소식이 아니겠는가... 선한 영향력으로 활력이 넘치는 기쁜 소식을 만들자.  나눔과 배려로 행복한 기쁜 소식을 많이 만들어 보자. 기쁜 소식을 기다리지 말고 내가 기쁜 소식을 전하자. 귀인을 기다리지 말고 내가 귀인이 되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아름답고 멋진 사람이 되어보자.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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