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청원, 운송플랫폼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카풀 반대 청원, 운송플랫폼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6.2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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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과의 직접소통을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을 연 지 어느덧 3년이 넘었다. 그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입법·행정적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문제들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제기됐고, 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문제에는 청와대 및 관계부처가 직접 나서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뉴스로드>는 지난 3년간 20만 이상의 추천을 받은 여러 청원들에 대한 정부의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검증해봤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한때 ‘타다금지법’이라 불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다. 플랫폼 운송시장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버린 이 법안의 출발점은 사실 ‘타다’가 아닌 ‘카풀’이다.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의 카풀 시장 개척에 위기를 느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결국 국민청원까지 발전해 법 개정 논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 카풀 청원, 택시노동자 처우는 개선됐을까?

지난 2018년 10월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카풀반대”라는 제목의 청원은 플랫폼 운송에 대한 택시업계의 불편한 시각을 잘 보여준다. 청원인은 “여객운송면허 없이 유료 운행을 한다면 화물면허 없어도, 운전면허 없어도, 공인중개사면허 없어도, 약사면허 없어도, 사업자등록증 없어도 다 허용되는것 아닌가”라며 “수십 년간 길바닥을 일터로 생계유지를 위해 고생하신 택시기사님들의 일터를 빼앗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카풀을 중개하는 플랫폼의 등장은 택시업계에게는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택시기사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택시면허를 취득해 영업을 하는데 반해, 카풀 플랫폼은 이러한 비용 부담 없이 간편하게 수익을 올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법인택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도 카풀 플랫폼에 대한 반발 여론에 불을 붙였다.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원 종료 후 두 달이 지난 2019년 1월 31일 답변에 나서며 ‘택시와 플랫폼의 상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택시와 플랫폼 업계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1월 22일 출범한 대타협기구는 택시단체와 카카오모빌리티, 당정이 참여해 약 한 달간 논의를 이어갔으며, 3월 7일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 내용은 카풀 영업시간을 평일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으로 제한하고 택시산업 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 및 택시노동자 월급제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청원 답변 7개월 뒤인 2019년 8월 여객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택시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상징하는 사납금제도는 2019년 말을 기준으로 폐지되고 월급제 형식의 전액관리제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법인 택시기사는 운행하며 번 수입을 회사에 납부하고 기존보다 크게 상승한 기본급과 초과 운송수익 일부를 받게 됐다. 

전액관리제는 완전월급제로 이행하는 중단 단계인 만큼, 올해부터는 서울시를 시작으로 완전월급제가 도입된다. 지방의 경우 서울과는 다른 사정을 고려해 5년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이 같은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택시노동자의 최저소득은 상향됐지만, 아직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현장의 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택시노동자의 근로시간 산정, 초과 운송수익의 분배, 월급제 도입 관련 강제 규정의 미비 등 여전히 산적한 문제들이 남아있어 당국의 추가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신설된 운송플랫폼사업, 타다 이을 기업은?

카풀 청원이 마무리된 다음에는 ‘타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바일 앱을 통해 카풀을 중개했던 카카오모빌리티와 달리 타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와 운전기사, 승객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모회사인 쏘카 소유의 차를 빌려 운전기사를 배차해 승객에게 운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여객사업법 34조 2항에 11~15인승 승합차에 대한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을 이용한 사업모델인 셈이다. 

하지만 타다가 사실상 콜택시와 다를 바 없다는 택시업계의 비판이 이어지며, 카풀 논란에 이어 타다 논란이 운송업계로 번지기 시작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혁신 산업의 성장을 멈추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으나, 반대편에서는 타다의 사업모델이 무임승차와 다름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네이버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타다가 1000대이고 개인택시가 1000대이면 타다는 (개인택시) 면허권을 안사서 1000억 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이 어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려 들면 안 된다”고 타다를 비판했다.

이후 당정이 택시업계의 반발을 반영해 여객사업법 개정에 나서면서, 타다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던 법적 근거는 결국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여객사업법은 ‘여객자동차 운송플랫폼 사업’을 신설하고 ▲플랫폼운송사업(플랫폼사업자가 직접 운송) ▲플랫폼가맹사업(택시와 가맹계약을 체결하여 운송) ▲플랫폼중개사업(플랫폼을 통해 승객과 차량을 연결)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계속해서 논란이 돼왔던 모빌리티 사업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규정한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카카오 모빌리티(카카오T), 코나투스 (반반택시), 진모빌리티(i.M택시) 등 플랫폼을 통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3개 사업자가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등록했다. 플랫폼가맹사업 또한 카카오T블루를 중심으로 타다 라이트, SK와 우버의 연합체인 우티(UT)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의 경우 여전히 택시업계와의 갈등 소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사실상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파파’만 운영을 지속하고 있으나, 향후 카카오, 우티 등 대형업체의 진출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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