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보도된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보도된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 전 총장의 제1야당 합류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각종 설화와 내부 갈등으로 잡음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 기간 언론은 어떤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뤘을까. 

◇ 윤석열 입당 후 언론 보도 빈도 및 추이

빅카인즈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검색한 결과, 54개 매체에서 총 2829건의 기사가 보도됐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30일 가장 많은 432건의 기사가 보도됐으며, 주말(7월31일~8월1일)을 지난 2일에도 427건이 보도됐다. 4~6일에도 하루당 200건 이상의 기사가 보도되며,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언론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주목할 점은 윤 전 총장 입당 후 언론 보도가 그다지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간 보도된 ‘윤석열’ 관련 기사의 핵심 연관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가장 높은 빈도로 등장했으며, ‘대권주자’, ‘전격입당’ 등의 키워드가 뒤를 이었다.

연관키워드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쥴리 벽화’, ‘쩍벌’, ‘방사능 유출’ 등의 키워드가 상위권에 자리한 것이 눈에 띤다. ‘쥴리 벽화’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로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벽면에 그려졌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달 2일 흰 페인트로 덧칠돼 사라졌다. 

‘쩍벌’은 윤 전 총장이 양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는 습관 때문에 고압적으로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등장한 키워드다. 윤 전 총장은 4일 페이스북에 반려견이 뒷다리를 벌리고 엎드려 있는 사진을 올리고 “매일 0.1cm씩 줄여나가겠다”며 오랜 습관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방사능 유출’도 윤 전 총장에게 달가운 키워드는 아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이 기사는 온라인으로 공개됐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곧 삭제됐고, 윤 전 총장 캠프에서도 “기사가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나왔다”며 해명에 나섰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윤석열 vs 이준석, 당내 갈등에 언론 관심↑

윤 전 총장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목록에서 주목할 또다른 부분은 이준석 당 대표의 이름이 상위권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실제 윤 전 총장 입당 후 언론 보도는 윤 전 총장 개인의 발언 및 행보뿐만 아니라 이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갈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등 당 지도부가 지방 일정 및 휴가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입당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 전 총장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남겼다. 게다가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들의 서울 용산 동자동 쪽방촌 봉사활동(4일) 및 전체회의(5일) 일정 또한 불참하면서 이러한 의문은 더욱 커졌다. 

이 대표 또한 윤 전 총장에 대한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갑자기 (입당) 일정을 2일에서 30일로 바꾸려면 사전에 상의는 했어야 되는 것”이라며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국회 대회의실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나 “대동단결, 일심동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윤 전 총장이 4일 쪽방촌 봉사활동, 5일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 일정에 연달하 불참하면서 다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다른 후보들에게도 당 일정에 보이콧할 것을 요청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하고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다른 캠프에게 까지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공식 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의 일정을 보이콧 하라고 사주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면서도 “캠프가 초기에 이런 저런 전달체계 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제가 하루 종일 사람들을 비공개로 만나고 다녀도 내용이 공개되는 경우가 드문데 왜 특정 후보만 만나면 제가 만난 내용이 공개되는지도 저는 의문”이라며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페이스북 갈무리

◇ 입당 후 오히려 지지율 하락, 일부 언론 문제 제기

윤 전 총장 입당 이후 언론 보도가 부정적인 이슈에 집중되면서, 지지율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하락하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윤 전 총장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6%p나 하락한 19%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이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및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이후 행보에 대해 언론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아일보는 지난 4일 사설에서 윤 전 총장의 각종 설화에 대해 “정치에 입문한 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신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두 번도 아니고 벌써 수차례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아일보는 윤 전 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 “저출산과 페미니즘을 연관시킨 것은 합리적 근거도 부족한 데다 사회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어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부정식품’ 발언에 대해서는 “빈부를 떠나 모든 국민이 양질의 식품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인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윤 전 총장 입당 후 불거진 내부 갈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일보는 7일 사설에서 “경선이 본래 시끄러운 법이지만 당대표와 후보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래서야 능력과 자질로서 후보를 선택하는 경선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지지율이 높은 후보라 하더라도 경선 룰을 공정하게 적용받고 당의 일정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윤·최·홍 후보가 연이어 당 일정에 불참한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가 일정을 조율하거나 소통을 해서 후보들을 품지 못하는 것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실제로 후보의 군기를 잡으려 하거나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면 자기 정치 욕심 때문에 경선을 망치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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