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보도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25~27일 보도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이유로 대선 불출마 및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의 이례적인 사퇴 선언에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며 “지금 이 시간부로 대통령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 또한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구 지역주민들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의원의 부친은 지난 2016년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세종시 인근 농지 1만871㎡를 매입했으나, 실제로는 서울에 거주하며 경작은 현지 주민에게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해당 부지 인근에 세종미래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며 땅값이 두 배 이상 올랐고, 윤 의원의 부친 또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윤 의원 부친 투기 의혹에 언론, "'임차인' 연설 흑역사 됐다"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25일부터 27일까지 빅카인즈에서 ‘윤희숙’을 검색한 결과 총 681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윤 의원이 사퇴를 선언한 25일 가장 많은 267건이 보도됐으며, 26일에도 229건이 보도됐다. 27일에는 아직 관련 기사가 200건이 넘지 않았으나, 이날 윤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다시 연 것을 고려하면 전날과 비슷한 양의 기사가 보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의원 관련 기사를 분석한 결과, 가장 자주 등장한 연관키워드는 ‘의원직 사퇴’였으며,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25일 윤 의원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사퇴를 만류하며 눈물을 흘렸다. 윤 의원의 부친에 대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권익위에 대해서는 “연좌의 형태로 의혹을 제기한 건 야만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날 이 대표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국민의힘 의원 12명 중 절반만 탈당을 권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여권의 비난은 윤 의원과 함께 이 대표에게 집중됐다. 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약속한 ‘여당 보다 더 강한 조치’는 공염불이 됐다”며 국민의힘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윤 의원 관련 논란에 이 대표가 자주 거론되면서 기사에 노출되는 빈도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도 연관키워드 목록에 올랐다. 윤 의원은 지난해 임대차3법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연설을 해 화제에 오른바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서울시와 세종시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구에 전세를 얻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다, 이번 권익위 조사에서 부친의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오히려 당시의 연설이 비난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 서울신문은 26일 윤 의원 관련 논란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비판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흑역사된 ‘나는 임차인’ 연설… 윤희숙 부동산 불법 의혹”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한편 윤 의원은 27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이 성실히 조사를 받고 적법한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세종시 산단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를 빼돌린 것 아니냐는 여당의 공격에 대해서는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투기라는 심각한 범죄를 타인에게 씌울 때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상식조차 내다 버렸다”며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이어 스스로를 공수처에 수사의뢰하겠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에게 자신의 혐의가 없다고 입증된다면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의원직 사퇴' 보수 언론 긍정 평가, 중도언론 '비판적'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언론은 윤 의원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고 두둔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다른 여야 의원들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26일 사설에서 윤 의원의 사퇴선언에 대해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본인의 언행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묻혀 훼손되지 않도록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라며 “윤 의원을 제외한 여야 의원 24명 대부분이 변명으로 일관하며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윤 의원은 사퇴 선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통 국민보다 못한 도덕성을 가진 정치인을 국민이 그냥 포기하고 용인하고 있다’며 ‘(국민이) 정치인을 평가할 때 도덕성, 자질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정치에 입문한 지 채 2년이 안 된 초선 의원이 던진 화두를 정치권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또한 “윤 의원과 나머지 여야 정치권의 대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며 “민주당은 적발된 12명의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지만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은 제명을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고, 실제 탈당한 의원이 없다. 이준석 대표가 민주당보다 강한 조치를 공언했던 국민의힘 역시 적발된 12명 중 6명에게 ‘셀프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두 당은 그나마 국민 눈치를 보는 자세라도 취하지만 권익위가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과 열린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윤 의원의 사퇴는 추후 국회 표결이나 국회의장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선제적으로 권한을 내려놓고 책임지는 그의 자세가 정치 불신을 줄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27일 “윤희숙이 껄끄러워진 국민의힘… 이준석 ‘투기 의혹 해명해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의원이) 하루 만에 ‘정치개혁 영웅’에서 국민의힘의 ‘잠재적 리스크’가 됐다”며 “윤 의원 소명과 달리 ‘본격적 투기’였을 가능성이 번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윤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윤 의원의 부친은 26일 JTBC 인터뷰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을 했는데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농사짓다가 보면 ‘이럴 수도 있겠다’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윤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부모님을 너무나 몰랐구나 너무 멀리 있었구나 자괴감도 들었다”며 부친의 자필편지를 읽은 뒤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국일보는 “박수 소리는 사라졌다. 윤 의원은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며 “윤 의원의 결단을 소재 삼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때리려던 국민의힘도 당황하고 있다”고 뒤바뀐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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