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 bed.
사진=LG bed.

 

[뉴스로드] 필자는 지난주 2021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IMID 2021)에 다녀왔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작년 한국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6.9%이며,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분야이다.

5년전 한국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45.2%이 상당히 하락했고 중국의 작년 세계시장점유율이 36.2%로 급성장했다. 한국이 머지 않아 시장의 일부를 중국에 내어줄 위험이 커져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디스플레이를 돋돌 말거나 내부에 카메라나 스피커를 장착하는 등 형태의 변화와 패널의 맨 바깥쪽에 있는 편광판을 패널과 일체화하여 빛투과율을 높이고 전력소모를 줄이거나 이 부분을 전자적으로 흐리게 하거나 불투명하게 하는 기술이 확대되었다. 메타버스의 확대로 인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나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확대되는 것도 주된 특징이었으며,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소모전력을 줄이는 다양한 기술도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침대형태로 제작하여 침대에 은닉할 수도 있게 제작하였고 필요시 원하는 높이까지 자유롭게 올려서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0cm 정도만 디스플레이를 올려 시간이나 날씨 등만 표현할 수도 있었다. 이 기능은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인공지능비서인 구글의 네스트허브를 연상시켰다.

필자도 이 제품을 집에서 사용하는데 키보드나 터치명령이 없이 간단한 구두 명령어로만 인공지능이 특정 건물의 위치, 유튜브채널 등을 찾아주는 기능이 있다. 대부분의 5성급 호텔이 침대의 발쪽에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사용하는 공간의 제약 없이 침대에 누워서 누구나 편안하게 발끝의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침대내장 OLED는 전체를 반투명으로 할 수도 있고 백라이트유닛(BLU)부분을 따로 올려서 화면 전체가 밝은 고휘도 모드로 사용할 수도 있도록 해주었다.

Triple fold.
Triple fold.

 

삼성전자는 2번 접는 갤럭시Z폴드3와 플립3 스마트폰을 최근 출시하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구매 대기자만 8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예 3번까지 접는 디스플레이 제품도 출시했다.

LCD를 접는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여 27인치 LCD를 통째로 반으로 접어서 터치스크린이 가능한 노트북처럼 사용하는 제품도 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를 접는 제품은 출시하지 않았지만 버튼을 누르면 평면의 모니터가 우아한 곡면으로 변화는  OLED(Bendable OLED) 모니터를 출시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기존에는 액정을 증착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최근 잉크젯방식을 사용하여 원하는 모양의 LCD나 LED를 제작하는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전시한 인공지능 스피커는 깡통모양으로 생겼는데 둥근 옆면 전체가 아름다운 색체를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로 덮여 있었다.

Ai speaker.
Ai speaker.

 

필자는 과거 핀에어가 운행하는 A350항공기를 탑승했는데 유리창 덮개가 전혀 없었다. 이 항공기는 조종석에서 창문의 빛투과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유리창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일부 업체는 건물창문을 투명한 LCD로 만들고, 조절기를 통하여 빛의 투과율을 조절하거나, 간유리처럼 뿌옇게 변환하여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러한 패널로 건물전체를 장식한다면 보통 때는 투과율이 조절되는 유리창으로 사용하다가 특정시간 대에는 건물전체를 초대형 광고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유리창을 태양전지로 활용할 수 있는 투명한 태양전지는 상당한 기술전 진보를 이루었다.

삼성전자는 패널의 일부 픽셀들을 카메라로 전환한 제품도 출시했다. 이제품은 3~4mm의 검은 원이 전혀 없이 패널의 뒷면에 카메라를 완전히 은닉할 수 있었다. 패널이 완전한 기능을 하지만 사실은 패널자체에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자체에 카메라 대신 스피커를 내장한 CSO(Cinematic Sound OLED)제품을 선보였다.

지구온난화로 8월에 남부지역은 물폭탄을 맞고 있는데, 소모전력의 감소는 업계의 주요한 마케팅 화두였다. 일부 업체는 모니터의 정지화면 부분은 낮은 주사율로 작동하고 빨리 움직이는 부분만 높은 주사율로 작동하도록 하여 전체 전압소모를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 사람이 화면에 촛점을 맞추는 중심부만 고휘도로 작동하고 주변부는 저휘도로 작동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전력소모를 줄이는 제품도 출시되었다. 삼성전자는 편광판을 패널과 최대한 일체형으로 제작하여 빛투과율을 30%정도 높이고 소모전력을 줄이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Bendable.
Bendable.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와 헤드업디스플레이의 확산도 한 가지 특징으로 볼 수 있었다. 메타버스가 확산되자 HD모니터들은 이미 손톱만큼 작아져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에 탑재 되었는데, 가상현실에서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하여 4D영화관처럼 영화감상 중 바람을 가해주는 기기도 전시되었다.

BMW의 일부 모델 등에 장착되었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확대되었다. HUD를 장착하면 주행중에 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의 정보가 전면 유리창에 나타나기 때문에 운전자는 계기판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짧은 순간에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한 실제 주행환경에서 불필요한 지연을 줄여준다.

현재는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에 건물이나 도로가 도형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운전자가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면 유리창에 실제로 보이는 도로나 건물에 곧바로 증강현실안내가 표시되는 기술도 상당한 전진을 이루고 있다.더 나아가 IOT가 활용된 V2X 기술은 차량이 도로  및 다른 차량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HUD에 다양한 경고문을 투시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가 4K 등으로 화질이 개선되고 모니터가 처리하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영상신호를 광케이블로 전달하는 기술도 확대되고 있었다. 광케이블을 활용하면 전자적인 잡음이 없이 신호를 보다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계가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남다른 아이디어와 꾸준한 기술개발로 새로운 영역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대한민국 디스플레이산업계의 미래도 결코 어둡지 않다.

[필자 약력]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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