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85년의 삶, 언론의 평가는?
조용기 목사 85년의 삶, 언론의 평가는?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9.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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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교회 일군 거인" vs "성장주의와 교회 사유화 논란 중심"
지난 14~17일 보도된 조용기 목사 사망 소식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목록. 자료=빅카인즈
지난 14~17일 보도된 조용기 목사 사망 소식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목록. 자료=빅카인즈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대형교회의 상징으로서 한국 개신교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인 만큼, 국내 언론은 조 목사의 사망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 빈소에서 '윤석열 안수기도', 매체별 논조 달라 

빅카인즈에서 조 목사가 사망한 14일부터 17일까지 ‘조용기’를 검색한 결과 나흘 동안 총 175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조 목사가 사망한 14일 가장 많은 67건의 기사가 보도됐으며, 15일 57건, 16일 31건 등으로 기사량이 점차 감소했다.

조 목사 사망 소식에 대한 기사의 연관키워드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향년 86세’ 등 기본적인 정보와 관련된 단어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등장한 핵심 키워드는 ‘세계 최대 교회’였다. 대부분의 매체는 조 목사의 사망 소식을 다루면서 그를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를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인 수가 가장 많았을 때 약 78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2009년 이후 ‘제자 교회’로 불리는 지역교회를 대거 독립시키면서 교인 수가 4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단일교회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다. 

또 다른 연관키워드는 ‘검찰총장’이었다. 언론은 조 목사의 빈소에 방문한 조문객들에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그 중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기사가 다수 보도됐다. 특히 다수 매체에서 조 목사 빈소의 방명록에 대선후보들이 어떤 글을 남겼는지를 집중 보도했는데, 윤 전 총장은 별다른 문구 없이 자신의 이름만 남겨 주목을 받았다. 

또한 15일 빈소를 방문한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교계 목사들이 안수기도를 올렸다는 소식도 화제가 됐다. 이날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은 빈소를 찾은 윤 전 총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하나님 믿어야 돼”라고 말한 뒤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담임목사에게 안수기도를 부탁했다. 오 목사는 윤 전 총장이 ‘믿음의 가족’이 되길 바란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게 하도록 솔로몬의 지혜로 일깨워달라”고 기도했다. 

다만 안수기도 관련 소식을 전하는 언론의 논조에는 매체별로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매체는 해당 소식을 단순 전달했으나, 한겨레는 “한국의 대표적인 극우 목사인 김장환 목사를 비롯한 보수 교회 목사들이 엄숙해야 할 빈소에서 특정 대선 주자를 위해 단체로 안수기도를 올린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거나 ‘한국 교회를 땅에 묻는 교회장’이라는 비난이 일었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소개했다.

JTBC 또한 해당 소식을 전하며 “안수 기도 행위를 비판하는 측에선 ‘한국 교회 망신을 다 시킨다’, ‘교회를 사유화한 이들이 권력에 미리 빌붙는 것 같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 "낮은 곳에 임한 하나님의 종" VS "교회 사유화" 평가 엇갈려

조 목사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매체들은 대부분 교계의 ‘큰 별’이 졌다며 그의 일생과 업적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조 목사가 설립한 국민일보는 지난 4일간 전체 관련 기사의 32%에 해당하는 56건의 기사를 내보냈는데 대부분 조 목사의 일생과 주요 메시지, 각계의 조문 소식을 다뤘다. 관련 기사 또한 “당신의 해는 오늘 땅으로 지지 않고 하늘로 졌다”, “영적 목마름 있는 자들에게 생명수를… 소망·기쁨의 메시지 선포”, “낮은 곳에 임한 ‘하나님의 종’… 절망의 시대 희망 꽃피우다” 등 조 목사의 삶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내용이 많았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조 목사가 한국 개신교의 과도한 성장주의와 교회 사유화 논란의 중심이 선 인물이라며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경향신문은 14일 “세계 최대 교회 이룬 목회자… ‘한국 교회 대형화의 상징’ 지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 목사는) 국가 성장주의를 단순히 수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신성성의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성장주의를 추동하고 실현할 수 있는 종교적 주체를 탄생시켰다”라는 평가를 전하며 “(조 목사의) 성장주의는 이후 ‘물량적 성장주의’라는 비판을 교회 안팎에서 받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조 목사는 국가조찬기도회 등을 통해 한국 보수 정치권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여러 대선 주자들이 조 목사를 찾곤 했다. 반공주의와 성장주의를 결합한 ‘교회 권력’ ‘보수 개신교’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라고 조 목사를 평가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교회의 양적 성장과 성공이 오명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때 세습과 권력다툼, 비리 문제로 시끄러웠다”며 조 목사의 과오를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 조 목사는 세습 문제로 비판을 받아 2011년 국민일보 회장과 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가족들도 함께 주요 직책을 내려놨다. 2017년에는 조 목사와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겨레 또한 14일 “천막에서 세계최대 교회로 ‘선교 신화’…교회 사유화 논란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 목사의 공과 과를 다루며 “고인은 세계 최대 교회를 일구며 교회 성장의 신화를 썼으나, 신학적 이단 시비와 정치적 시비를 일으키고, 교회 사유화와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영욕의 삶을 동시에 살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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