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AI가 개발한 게임AI 소피는 레이싱게임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에서 인간 게이머들을 상대로 승리했다. / 사진=유튜브 그란 투리스모TV 채널

[뉴스로드] AI가 실시간전략게임·액션게임 등에 이어 레이싱게임에서도 인간을 넘어섰다. 빅테크들이 이처럼 인간과 AI가 겨루게 하는 까닭은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주된 목적은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술 고도화에 있다.

일본 소니AI는 이달 10일 게임AI ‘그란 투리스모 소피(이하 소피)’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그란 투리스모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산하 폴리포니디지털이 개발한 레이싱게임 프랜차이즈다.

총 4가지 버전의 소피는 PS4게임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에서 인간 게이머 4명과 맞붙었다. 모든 소피가 인간과 동등한 실력을 보였지만, 가장 앞섰던 버전은 ‘소피 루즈’였다.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는 현실과 가까운 레이싱 환경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공기저항, 타이어 마찰, 서스펜션 동작 등을 물리적으로 흡사하게 구현했다.

소피는 프로게이머 못지 않은 레이싱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소피 루즈는 벽을 따라 운전하거나 급커브 구간에서 추월할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면서도 1위로 결승선을 지났다.

소피는 소니AI가 마련한 PS4 1000대에 접속해 딥러닝 방식으로 훈련했다. 딥러닝이란 AI가 여러 패턴을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소니AI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소피의 딥러닝을 위한 학습 플랫폼, 방대한 환경에서의 AI 교육, 클라우드게이밍 등의 기반 기술을 세계에 알린 셈이다.

소피보다 먼저 게임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은 AI도 많다. 그간 AI들은 체스·바둑·장기 등 전통적인 전략게임들을 비롯해, 실시간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 액션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서도 인간을 상대로 승리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한국 전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딥마인드 AI ‘알파고’의 대결이다. 당시 알파고는 이 9단에게 다섯 경기 중 네 경기에서 이겼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게임AI 가운데는 엔씨소프트의 ‘비무AI’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비무AI는 2019년 엔씨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서 프로게이머 수준의 실력을 달성했다.

이 같은 게임AI들은 게임 밖에서도 활용될 전망이다. 소니AI는 소피를 레이싱게임이 아닌 자율주행차 산업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딥마인드의 경우 알파고 개발을 2017년 완료하고, 그간 축적한 연구 자료를 다른 AI 개발 토대로 삼았다.

뉴스로드 김윤진 기자psnali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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