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환 이사 선임 찬성, 임민규 이사 선임 반대'...주주제안
- 기업은행 "방경만 체제 KT&G 영업이익 20% 이상 줄어" 주장
- KT&G "일회성 영향 ...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20%가량 증가" 반박

KT&G 건물 [사진=연합뉴스]
KT&G 건물 [사진=연합뉴스]

최근 주총시즌을 맞아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방경만 수석부사장 등 KT&G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 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아가 주주들에게도 반대를 권유해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이다.

12일 기업은행이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KT&G의 최대주주(지분 의결권 기준 약 8%)인 기업은행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며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찬성을,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임민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모두 반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손동환 이사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이고, 나머지 두 후보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인사다.

기업은행은 작년 8월 기준 KT&G 지분 6.9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주총에서 방 부사장의 대표 선임 등을 막기 위해 주주들에게 표를 위임해달라고 호소한 셈이다.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는 '통합집중투표'가 도입됐다. 이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이사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투표 결과 다득표순에 따라 상위 득표자 2인이 이사로 선임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방 수석부사장 선임 후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고,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등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 지분 확보 결의 등으로 미뤄 현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에도 심각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KT&G 사외이사 후보자가 현 이사회 의장으로서 여러 의혹과 관련한 시장의 지적에 충분한 해명 없이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된 것은 사외이사의 권력화이자,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경만 KT&G수석부사장 [사진=연합뉴스]
방경만 KT&G수석부사장 [사진=연합뉴스]

KT&G 내부에서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을 넘어 주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까지 하는 것은 사기업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T&G 지분 6.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구현모 KT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었으며 최근에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KT&G 사장 선임을 놓고는 지난달 22일 사장 후보가 확정된 이후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KT&G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방 수석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후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다고 비판한데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방 수석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후 2021년 영업이익이 1조 3384억원에서 2023년 1조 1679억원으로 12.7% 감소했으며 이는 수원 분양사업 종료 등 부동산 부문의 일회성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회사 영업이익은 수원 분양사업 종료에 따른 일회성 영향을 제외하면 3.3% 증가했으며 특히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2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2% 하락한 반면 회사 주가는 13% 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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