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 및 국내외 고위험 익스포져 관련 손실 확대

국내 10대 증권사 사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사진=연합뉴스]
국내 10대 증권사 사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사진=연합뉴스]

2023년 증권사 순이익이 일부 증권사의 일회성 배당금 수익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2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국내외 부동산 등 고위험 익스포저 관련 손실 확대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60개 증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일회성 배당금 수익 2조 2000억원을 제외했을 때 3조 5569억원으로 전년(4조 4549억원) 대비 8980억원(20.2%)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9조 89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재작년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작년까지 2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4.7%에 불과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6개 국내 증권사 중 18개사는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고, 3개사는 순손실을 냈다.

금감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투자은행(IB)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했으며 고금리 장기화 등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로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 수익은 11조 7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3144억원(10.1%) 감소했다. 지난해 증시 호조로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는 5조 5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0억원(10.0%) 늘었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감소하면서 IB부문 수수료는 3조 2769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 5619억원(32.3%) 감소했다.

자기매매손익은 전년보다 5조 6602억원(159.1%) 증가한 9조 2181억원이었다. 금리 안정화 등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이익 등이 12조 6133억원(2,051.6%) 폭증한 영향이다.

글로벌 주요 증시 상승세에 따른 매도파생결합증권 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파생 관련 손실은 4조 7550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상각비 증가 등으로 대출관련 손익이 감소하면서 기타자산손익은 3조1천289억원으로 전년대비 6433억원(17.1%)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581억원(0.5%) 증가한 10조 9218억원이었다.

증권회사 주요 항목별 손익현황 [사진=연합뉴스]
증권회사 주요 항목별 손익현황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은 향후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이 증권사들의 수익성·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고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을 지도해나갈 계획이다.

작년 말 증권회사 자산총액은 686조 9000억원으로, 전년 말(608조 1000억원)보다 78조 8000억원(13.0%) 증가했다. 채권 보유액과 위탁매매 관련 미수금 증가에 따른 것이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734.9%로 전년 말(704.6%) 대비 30.3%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은 규제 비율(100% 이상)을 웃돌았다. 레버리지비율도 같은 기간 26.4%포인트 상승한 645.6%였다.

한편, 국내 3개 선물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27억7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368억7천만원(66.0%) 증가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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