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8노스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뉴스로드] 북한이 미공개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한·미 정부가 반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우리는 논의된 기지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으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 비정상적인 일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NYT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나쁜 일이 일어나면 내가 가장 먼저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13일(한국시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김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한미 정보 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삿갓몰에 있는 미사일 기지라고 하는 것은 단거리용으로 스커드와 노동,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과는 무관한 기지”라고 해명했다. 또한 NYT가 북한 미사일 기지를 '기만'(great deception)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은)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는 것이 의무조항인 어떤 협상도,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며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 또한 NYT 보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13일(현지시간)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북한은 아직 미사일 배치 금지 및 해체 합의에 도달한 적이 없다”며 “그런 합의가 가능하도록 미국이 필요한 상호조치를 제안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NYT가 인용한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새로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시걸 국장은 “삭간몰 미사일 기지와 15개의 다른 기지들은 이미 미국 정보당국에 의해 오랫동안 관찰돼왔다”며 새로운 미사일 프로그램의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걸 국장은 이어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척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보고서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은 집권 이후 특정 미사일 기지에서 단지 작은 변화들만 관찰됐다’이라고 적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에서 자세하게 다룬 삭간몰 미사일 기지의 경우 화성 5·6호가 배치돼있는데, 이는 모두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이다. 시걸 국장은 “이 미사일들에 핵탄두가 장착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미 연합군의 전력 우위에 대응하기 위한 재래식 무기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북한이 새로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NYT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

시걸 국장은 “본격적인 핵외교를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사실을 과장하고 성급하게 북한의 배신을 비난하는 것 말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제거하기 위한 협상에서 할 일은 더욱 많다”며 NYT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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