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개인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카드가 KB국민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을 추월했다.

지난 16일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한카드의 누적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이 99조4,664억원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 점유율 22%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삼성카드가 89조9,381억원으로 2위(19.9%)를 차지했고, 현대카드가 79조2,947억원으로 3위(17.5%)를 차지했다.

4위인 KB국민카드는 누적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이 77조1,420억원으로 점유율 17.1%를 차지했다.

현대카드는 2018년 KB국민카드에 개인 신용판매 3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현대카드가 다양한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2019년부터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맺으면서 KB국민카드를 추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와의 점유율 격차를 2.1%p까지 좁혔다. 개인화 마케팅 강화에 따라 개인 고객 기반이 넓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용판매 점유율 확대는 카드사 입장에서 신용판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 간 경쟁 과열에 따른 마케팅비 확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 등으로 인한 것이다.

또 최근 채권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커진 것도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 7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5,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은 2.1%에서 1.9%로 하락했다.

결제실적의 증가로 전체 수익 규모는 늘었지만, 채산성은 오히려 저하된 것이다.

카드 업계에서는 지난 1월 말 시행된 영세·중소 가맹점 대상 우대수수료율 하향 조정 등이 올해 평균 이익률 하락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았다.

한편 카드사들이 신용판매나 카드대출 사업 영역을 넘어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개인 고객 확보를 단순히 점유율 경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플랫폼의 '룩인 효과'를 고려해 시장 지배력 우위를 선점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으로 신용판매 부문이 카드사의 핵심적인 이익 창출 역할에서 벗어난 지 이미 오래"라며 "다만, 개인 고객 기반을 넓게 확보해야만 이를 토대로 수익 창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만큼 신용판매 점유율 확대 경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newsroad22@naver.com